정지선 현대百그룹 회장, 경영능력 발휘하며 잇따라 M&A 성사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사진)이 그 동안 감춰왔던 경영능력을 본격적으로 발휘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금까지 경영활동을 대외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추진해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대외 활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경영 일선에도 직접 나서면 그의 경영능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평가다.
13일 현대백화점그룹의 현대홈쇼핑은 4200억원을 투자해 국내 여성의류 1위업체인 ㈜한섬 지분 853만2763주(34.65%)를 사들였다. 국내 여성의류 1위업체인 만큼 인수합병(M&A) 작업이 만만치 않았지만 정 회장이 전면에 나서면서 일이 일사천리를 풀렸다. 정 회장의 과감한 베팅과 경영 수완을 내보인 것.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한섬과 M&A 논의를 진행해왔는데 올 초 정 회장이 정재봉 한섬 사장과 만나면서 급물살을 타며 M&A가 빠르게 결정됐다”고 귀띔했다. 실무자들로 하여금 M&A에 대신 나서지 않고 정 회장이 직접 나서면서 의사결정 과정을 크게 줄였다는 설명이다.
㈜한섬은 지난 1987년 설립된 의류 업체로 지난해 매출은 5023억원, 영업이익은 1051억원으로 타임, 마인, 시스템, SJSJ 등 고급 여성의류 브랜드의 보유한 국내 여성의류 1위 업체다. 또 타임옴므, 시스템옴므 등의 남성의류 브랜드도 확보하고 있고, ‘발렌시아가’, ‘끌로에’, ‘랑방’, ‘지방시’ 등의 수입브랜드 라이센스도 보유하고 있어 현대홈쇼핑은 물론이고 현대백화점의 상품구성(MD)에서도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섬의 시장지위가 탄탄하고, 유통업을 하는 현대백화점 그룹 차원에서는 매력적인 매물이었던 만큼 정 회장이 직접 나서 M&A를 지휘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이 일선에 나서 움직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4월 현대백화점은 6570억원을 투자해 성남 판교 건설 중인 복합쇼핑몰을 인수할 당시에도 정 회장이 나선바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에 따르면 이때 당시에도 정 회장이 일선에서 M&A를 진두지휘하면서 빠른 결정을 내렸고, 2달여만에 M&A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정 회장은 이후 판교 복합쇼핑몰 부지 바로 옆에 1276억원을 추가로 투자해 복합쇼핑몰 규모를 키우는 결정도 내렸다.
1972년생인 정 회장은 지난 2003년 총괄 부회장으로 오르면서 사실상 현대백화점그룹을 이끌어왔고, 2007년말 회장으로 올라서고 정몽근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물러나면서 현대백화점 그룹을 본격적으로 진두지휘해 사업을 키워나가기 시작했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회장직에 오르면서 경영의 전면에 나서거나 인구에 회자되는 것을 다소 꺼렸지만 지난 2010년 ‘현대백화점그룹 비전 2020’을 발표한 이후로는 적극적으로 대외활동에 나서고, 봉사활동에도 참석하는 등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지난해 말에는 여자양궁팀을 창단에도 나서는 등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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