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말 신용등급 강등 경고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1월말 이탈리아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고 밝혔다. 눈덩어리처럼 불어난 이탈리아의 채무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유럽연합(EU)의 미래도 없다는 분석이다.
피치의 국가신용등급담당 대표인 데이비드 라일리는 10일(현지시간) 런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탈리아 등 일부 유로존 국가들의 신용등급을 이달 말까지 한두 단계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피치는 지난해 12월 이탈리아 외에 스페인, 벨기에, 슬로베니아, 키프로스 및 아일랜드 등 6개 유로국을 등급 감시 대상에 포함했으며 평가 결과를 오는 31일 발표한다.
라일리 대표는 “이탈리아가 유럽 채무위기의 최전방에 있는 만큼 유로화의 미래는 로마의 문턱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이탈리아의 채무 규모가 엄청나 올해 시장에서 최대 3600억 유로(약 531조원)의 현금을 조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탈리아를 도울 수 있는 한 가지 방안이 있다면 유동성 충격을 막을 수 있는 방화벽을 시급히 구축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채수익률 정보업체인 트래드웹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10일 7.13%로 또다시 ‘마의 7%’를 웃돌았으며 독일 국채(분트)와의 수익률 차(스프레드)도 5.25%포인트로 벌어졌다.
피치는 이탈리아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제로(0)인 가운데 국채 금리마저 독일국채 대비 4% 이상 높다는 점은 이탈리아가 ‘시한폭탄’과 같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경고했다.
라일리 대표는 “국채와의 수익률 차가 4%포인트 수준이라도 차입 부담을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성장이 1.5%에 그치는 상황에서는 이것이 1.5%포인트까지 좁혀져도 이탈리아가 지탱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는 재정적자는 낮지만 채무가 많아 올해 시장의 현금을 3600억유로까지 늘려야 할 것이라고 피치는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탈리아는 올해 4400억 유로 규모의 국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라일리 대표는 이탈리아가 올해 되갚아야 하는 부채 규모가 “벅찰 정도”라며 이탈리아의 위험을 차단하려는 유로존 정상들의 합의가 부족한 점도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뢰할만한 방화벽”을 갖지 못한 이탈리아는 유로존에 심각한 걱정거리라고 덧붙였다.
이탈리아는 피치에 의해 최고 등급에서 4단계 밑인 A플러스를 부여받고 있다. 신용 전망은 앞으로 강등할 수 있다는 의미인 ‘부정적’이다. 피치는 현재 이탈리아이외에도 스페인·벨기에·아일랜드·슬로베니아·키프로스 등을 ‘부정적 관찰대상’에 올려놓은 상태다.
한편, 라일리 대표는 “심각한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가 올해 유로에서 이탈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피치는 그리스 국가 등극을 CCC를 부여했다. 또한 최고등급인 AAA를 부여한 프랑스에 대해 올해 안에 신용등급 강등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규성 기자 bob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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