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업계 최다 11척 수주물량 건조 개시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현대중공업이 올해 고부가가치 선박인 드릴십을 총 8척 건조한다.
대량의 드릴십 건조가 본격화됨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글로벌 금융사태 이후 줄어든 상선 수주를 대체해 회사의 수익성을 유지하는 한편 현재의 고용 수준도 유지할 수 있을 전망이다.
10일 회사측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이달 5호선을 시작으로 2월(6호선)과 3월(7호선), 7월(8ㆍ9호선), 9월(10호선), 10월(11호선), 12월(12호선) 등 총 8척의 드릴십 착공에 들어간다.
지난 2010년 11월 1호선 '딥워터 챔피온'이 건조된 후 성능에 만족한 선주들 사이에 입소문이 돌면서 지난해 업계 최다인 11척을 수주하는 등 단 기간에 풍부한 건조 물량을 확보한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척당 가격이 5억~6억달러에 이르는 드릴십은 이동이 가능한 원유 시추시설이다. 원유 매장량이 적은 지역에서도 경제적으로 시추 작업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폭풍ㆍ해일 등 자연재해에도 현장에서 즉시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고정형인 반잠수식 시추선에 비해 안전성 또한 높다.
현대중공업은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에 이어 후발 주자로 시장에 참여했으나 바다 위에서 최적의 시추 작업이 가능하도록 자체 설계한 모델을 앞세워 수주전에 나섰다. 선박자체를 드릴십이라는 컨셉에 맞춰 연료의 효율을 높였으며, 시추작업시 흔들림이 없도록 고정시키는 핵심설비인 스러스터를 선상에서 수리할 수 있어 유지ㆍ보수에 따른 비용을 절감하고 작업의 안정성을 높였다. 시추능력도 20% 향상시켜 전 세계 드릴십 중 수심이 가장 깊은 3.6km 지역까지 시추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드라이 도크에서는 통상 10~11주면 한 척의 선박을 건조한다. 드릴십의 경우 1호선 딥워터 챔피온은 1년 8개월이라는 공기가 소요됐으나 2호선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건조 기간을 지속적으로 단축해 나가고 있어, 내년 이후 대량의 현대중공업 드릴십이 전 세계 바다에서 진행되는 시추 작업에 투입될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최근 들어 선박금융 위축 및 경기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나 자원개발 수요는 여전히 크기 때문에 올해도 오일 메이저들의 드릴십 발주가 이어질 것"이라며 "드릴십을 기반으로 해양플랜트 부문에 수주 역량을 집중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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