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8일 검찰에 소환된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은 2008년 7월 치러진 전당대회에서 당시 대표 후보였던 박희태 국회의장 측의 인사가 돈봉투를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이상호 부장검사)는 이날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서울 서초을)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밤늦게까지 조사했다.
검찰은 고 의원을 상대로 돈을 건넨 후보 측과 실제로 돈봉투를 돌린 사람이 누구인지, 돈봉투를 받았다가 돌려준 시점과 상황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고 의원은 검찰에서 돈봉투를 받았다가 돌려준 경위를 서명하면서 당시 전당대회 당 대표 후보였던 박희태 국회의장 측이 의원들에게 돈봉투를 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고 의원의 진술에 따라 해당 인사를 우선 소환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의원 사무실에서 돈이 든 쇼핑백을 받았다가 고 의원 지시로 되돌려 준 심부름을 한 직원도 불려 경위를 확인할 예정이다.
앞서 이날 오후 1시 51분 경 서초동 서울검찰청사에 출두한 고 의원은 "국회의원이 된 이후 어느 전당대회에서 돈 봉투를 거절한 적이 있다"는 기존 주장을 거듭 밝히면서 "의혹이 한 점도 남지 않도록 검찰에 있는 그대로 말하겠다"고 답했다.
당시 18대 국회 한나라당 첫 전당대회에는 박희태 의장이 29.7%의 득표율로 당 대표에 당선됐지만 2위인 정몽준 의원의 득표율이 25.6%에 달하는 등 박빙의 승부가 이뤄졌다.
한편 박 의장은 이날부터 10박 11일 일정으로 4개국 순방을 위해 출국했다. 검찰은 이번 사건이 정치권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속전 속결로 수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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