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북루머로 코스피 급락..작전세력 시세조종 수사키로
[아시아경제 정선은 기자]북한에서 방사능이 유출됐다는 확인되지 않은 황당한 루머로 주말을 앞둔 주식시장이 한차례 들썩거렸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돼 금방 제자리를 찾았지만 방사능, 방위산업 관련 종목들이 일시적으로 급등하는 모습도 보였다. 잘못된 역정보만 믿고 성급한 투자에 나선 투자자들과 '혹시나' 하는 불안감에 보유 주식을 서둘러 판 투자자들은 루머의 피해를 고스란히 안았다. 문제는 이같은 이들이 잊을만 하면 재발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이번만큼은 감독당국이 나서 거짓 루머로 시장을 흐리는 세력들을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6일 증권가에는 북한 영변 핵시설에서 대규모 폭발사고가 발생했으며 고농도 방사성 물질이 누출됐다는 내용의 메신저 쪽지가 퍼졌다. 일본 교도통신을 출처로 한 이 쪽지는 "오전 11시께 발생한 방사능 물질이 북서계절풍을 타고 서울로 유입중"이라는 내용였다. 평양시내 하늘이 분진으로 추정되는 연기로 가득하다는 구체적인 내용까지 더해 불안함을 더했다.
황당한 북 루머는 순식간에 주가 하락폭을 넓혔다. 이날 소폭 오름세로 출발했던 코스피 지수는 오후 들어 30포인트 전후의 낙폭을 유지했지만 루머가 퍼지자 낙폭이 40포인트까지 커져 오후 2시10분께 1824.29까지 떨어졌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은 전날보다 20.60포인트(1.11%) 하락한 1843.14로 거래를 마쳤다.
소문의 출처가 불명확한 가운데 일부 방위산업, 방사능 관련 종목들도 들썩였다. 방위산업주로 분류되는 스페코는 이날 2620원으로 출발했던 주가가 오후 2시10분께 2800선에 접어들더니 오후 2시11분 이날 최고가인 2870원을 기록했다. 빅텍도 비슷한 시간대에 1785원으로 이날 최고가를 찍었다. 방사능 테마주로 분류되는 대봉엘에스도 이날 오후2시4분 상승반전하더니 1초마다 70~80원씩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교도통신이 이같은 보도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혀지자 관련주들은 오후 2시40분께부터 안정세를 찾아갔다. 이날 금융당국은 최근 악소문이 불공정거래 행위와 관계가 있는지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풋옵션과 관련된 작전세력이 개입했는지의 여부 등 시세조정 혐의가 있는지에 수사의 초점이 맞춰질 방침이다.
근거없는 괴소문으로 인한 주가 급락은 최근 증권가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해 11월8일에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했다는 소문이, 이어 12월27일에는 김정은이 피살되고, 중국군이 북한에 파병됐다는 소문이 주가를 끌어 내렸다. 당시에도 전쟁테마주로 분류되는 방산주들은 반짝 급등을 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황당한 역정보를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보 비대칭이 일어나는 주식시장에서 잘못된 정보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단순히 수익만 쫓을 것이 아니라 위험에도 대비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또한 금융당국도 전체 시장을 교란시키는 루머 유포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요구된다.
박은용 CLSA증권 상무는 이와 관련 "건전한 투자환경 조성을 위해서 장중 루머가 가세해서 시장을 흔드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dmsdlu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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