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마이클 우드포드 전 올림푸스 최고경영자(CEO)가 올림푸스 CEO 복귀를 포기하는 대신 올림푸스를 고소했다고 로이터 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드포드는 지난해 올림푸스의 회계부정 의혹을 제기했다가 이사회와 갈등을 일으켜 10월 CEO 직에서 쫓겨났다. 이후 그가 제기한 회계부정 의혹은 사실로 드러났고 우드포드는 최근 CEO 복귀를 노리며 위임장 대결을 준비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로이터 통신은 우드포드가 일본계 주주들로부터 지지를 얻는데 실패함에 따라 위임장 대결을 통한 CEO 복귀를 포기했다고 전했다.
우드포드는 이날 "내가 해왔던 것들이 옳았지만 주요 일본 기관투자가들 중 어느 누구도 나를 지지해주겠다고 밝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임장 대결을 하면 내가 이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일본 기관투자가와 은행들의 지지 없이는 올림푸스를 운영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며 위임장 대결을 포기한 배경을 설명했다.
스미토모 미쓰이 파이낸셜 그룹을 비롯한 올림푸스 주요 주주들은 다카야마 슈이치 CEO를 비롯한 현 경영진을 지지하고 있다. 반면 우드포드와 다수 외국계 기관 투자자들가들은 우드포드의 회계부정 경고를 무시하고 오히려 그를 해임한 올림푸스 이사회 전원의 사임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우드포드는 CEO 복귀 포기를 선언한지 몇 시간 만에 올림푸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사실을 밝혔다고 WSJ이 보도했다.
우드포드는 지난해 10월 4년 계약기간이 많이 남은 상황에서 올림푸스가 자신을 해고한 것은 법적 근거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이미 영국에 소송을 제기했고 일본에서도 소송을 걸 수 있다고 밝혔다.
올림푸스 대변인은 우드포드의 소송 제기 여부를 아직 확인하지 못 했다며 답변을 거부했다고 WSJ는 전했다.
올림푸스는 20년 넘게 17억달러 규모의 분식회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나면서 일본 검찰, 경찰, 감독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미국과 영국 당국도 올림푸스 분식회계건을 조사하고 있다.
회계부정 스캔들이 터진 후 올림푸스의 주가는 60% 가량 하락했다.
박병희 기자 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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