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프랑스 법원에 이어 이탈리아 법원도 삼성전자의 '아이폰4S' 판매 금지 신청을 기각했다. 삼성전자가 아이폰4S 판매 금지 결정을 받아내는 것이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오는 20일 나올 삼성전자와 애플의 첫 본안 소송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탈리아 밀라노 지방법원은 5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제기한 애플의 아이폰4S에 대한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프랑스 파리 지방법원이 같은 판결을 내린 지 한 달 만이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아이폰4S가 출시된 지 하루만인 지난해 10월5일 프랑스와 이탈리아 법원에서 아이폰4S를 대상으로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애플이 독일, 호주, 네덜란드 등에서 '갤럭시탭 10.1', '갤럭시S2' 등에 대해 판매 금지 신청을 하고 일부 법원이 판매 금지 판결을 내리자 삼성전자도 WCDMA 통신 표준에 관한 특허 침해를 문제 삼아 아이폰4S 판매 금지 신청에 나선 것이다.
법원의 판결이 내려진 직후 삼성전자측은 "아이폰4S 판매 금지 신청에 대한 밀라노 법원의 결정에 실망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애플은 모바일 기기에서 삼성전자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해왔다"며 "우리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고 우리의 기술에 무임승차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법원에 이어 이탈리아 법원도 삼성전자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사실상 아이폰4S 판매 금지 조치는 어려울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공식적으로는 "국내에서도 아이폰4S 판매 금지 신청 여부를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한국에서는 아이폰4S 판매 금지 신청을 하지 않을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오는 20일과 27일 독일에서 내려지는 첫 본안 소송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호주에서는 오는 3월 본안 소송 판결이 내려진다. 양사는 본안 소송에서 본격적으로 상대방의 특허 침해 여부를 다투는데 삼성전자는 자사에 유리한 판결이 나올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통신 특허를 사용하지 않고서는 휴대폰을 만들 수 없다"며 "본안소송에서 삼성전자에 유리한 판결을 받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본안소송에 대한 판결이 나오기 시작하는 올해쯤 양사가 협상을 통해 합의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정우성 최정국제특허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치열하게 소송전을 벌이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이미 물밑 협상을 진행하고 있을 것"이라며 "법원의 판결이 나오기 전에 양사가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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