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진단 재테크 기상도
서정훈 외환은행 경제연구팀 박사
2011년 상반기까지 하락 추세를 나타내던 원/달러 환율은 8월 이후 주요 선진국들의 재정위험 문제 및 글로벌 경기회복 둔화 우려와 미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국가 채무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국가들의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급격하게 확대되며 상승 반전한 가운데 1100원대 초반에서의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원/달러 환율에 대한 8월 미국 신용등급 강등 충격과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위험 재부각 충격은 이미 상당부분 가격에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 문제는 이러한 일련의 사태들이 환율가격에 반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변동성이 급격히 완화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유로존의 위기해결을 위해 독일과 프랑스 중심의 유럽권 국가들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대 등의 공조를 통해 위기 진화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유럽경제권 내 3, 4위권 국가인 이탈리아, 스페인 등이 잇단 신용등급 강등 속에 만기 도래하는 국채는 2012년 이후 지속적으로 돌아오는데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조달비용 등의 상승으로 여전히 재정위기의 장기화 가능성은 불식되지 않고 있다.
미국도 경기부양에 대한 뚜렷한 정책 방향성이 부재된 상황이고, 여기에 지금까지 세계경기회복을 견인해온 중국마저 주요 선진국들의 긴축영향에 따른 교역 속도 둔화로 회복 동력 약화 가능성이 보다 커지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위험요인들의 공통점은 2012년 글로벌 경기 회복 모멘텀의 약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올해에도 실물경기의 회복 여부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고, 이는 직접적으로 원/달러 환율의 가격 및 변동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적으로도 대외여건의 악화는 경상수지 규모를 축소시켜 달러 공급 여력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경제 펀더멘털 측면에서 원/달러 환율의 하락 속도는 크게 약화될 전망이다. 가계부채 확대 문제와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 문제도 국내 경기회복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음에 따라 환율은 단기적으로 하락에 제한을 받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상승으로 추세 전환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대내외적 환경 하에서, 원/달러 환율에 대한 영향 요인을 살펴보면, 먼저 외환수급 관점은 대외여건 악화 가능성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 폭 감소가 예상되나, 여전히 흑자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장기추세상에서 강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 글로벌 달러화의 방향과 심리적 관점은 대내적 요인보다는 대외 불확실성의 해소여부에 보다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른 안전통화 선호심리에 대한 영향 속에 환율의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확대된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환율가격의 급등락 현상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때문에 상승이나 하락 등 한쪽에 대한 쏠림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외환당국은 환율변동성을 안정시키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요인들을 고려할 때, 원/달러 환율은 2012년 상반기 1100원, 하반기 1060원, 연간 평균 1080원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012에도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환경 변화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2011년에 이어 환율변동성의 비대칭성에 따른 영향 확대 속에 대내적 경제체질의 개선 모멘텀도 다소 약화되며 환율의 하락속도는 상당히 느리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코노믹 리뷰 한상오 기자 hanso110@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