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능정이거리 LED조성사업 입찰 탈락은 대전시의 공정성 없는 평가 때문”…공정위, 감사원 제소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KT와 LS전선이 단단히 뿔이 났다. 대전시의 ‘으능정이 멀티미디어 LED거리 조성사업’ 일괄입찰 설계적격심의 결과가 공정하지 못하다며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넣었다.
‘으능정이 멀티미디어 LED거리 조성사업’은 염홍철 대전시장의 선거공약이다. 이 사업은 16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이곳에 길이 250여m, 너비 15m의 지붕모양인 영상스크린(캐노피)을 설치해 관광자원화한다는 계획이다.
염 시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450m 길이의 ‘프리몬트 스트리트 익스피리언스’와 비슷한 영상시설을 만들어 대전의 명소로 꾸미겠다”고 약속했다.
공사비는 ▲LED(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시스템과 사운드시스템, 동영상제작을 하는 정보통신공사비 97억8000만원 ▲배선, 조명, 광고물, 제어시스템 등의 전기공사비 9억6000만원 ▲철골구조물 및 바닥공사 등 건축공사비 52억6000만원이다.
입찰공고엔 길이 200m, 너비 14m의 천정캐노피구조물에 영상스크린을 설치하는 공사로 했다.
이 사업엔 계룡건설과 동원시스템즈, KT, LS전선이 각각 컨소시엄을 만들어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KT와 LS전선은 전체구간을 3D 입체영상스크린으로 설치하겠다고 제안했다. 계룡건설과 동원시스템즈 등은 기본적으로 2D에 일부 3D를 채택하는 방식을 내놨다.
지난해 12월28일 입찰참가업체별 기본설계에 대한 설계점수를 평가한 결과 계룡건설산업컨소시엄 90.95점, 동원시스템즈컨소시엄 74.45점, KT컨소시엄 74.45점, LS전선컨소시엄 75.95점으로 나왔다.
KT와 LS전선은 이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 반발했다. KT는 지난해 12월30일 심의과정에서 중대한 절차를 어겼고 평가결과에 대한 객관성이 부족하다며 2일 대전시에 이의신청하고 감사원과 공정거래위원회에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LS전선도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넣었으며 공정위는 검토 중이다.
KT 담당자는 “소위원별, 입찰업체별 평가항목별 점수 집계표 등을 공개하지 않았고 제안요청서 핵심요구사항에 충족되지 않는 제품을 제안한 업체에 기술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고 주장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계룡건설산업과 동원시스템즈의 전기정보통신, 제어계측분야 제안내용이 비슷한데도 평가결과가 다르게 나온 건 평가의문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당초 기술평가 후 각 심사위원들의 개별평가표를 공개하기로 했으나 대전시가 무시했다”며 “특히 계룡건설과 동원시스템즈의 제안서 및 도면을 분석해보면 단지 몇 가지 사항을 빼고는 거의 같은 제안서로 보인다”고 말했다.
LS전선 관계자도 “제안요청서에 기본적으로 기둥이 12개면 13~14개 해야 한다”며 “계룡은 기둥제안을 4개만 하고 케노피도 200m가 아니다. 중간에 잘라 175m를 했다. 그럼에도 1등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30억원 물품에 대해 어떤 걸 쓴다는 표현도 없는데 최고 압도적인 것처럼 3명의 심사위원이 높은 점수를 줬다. 기준에 만족 못한 게 10개나 됐다”고 덧붙였다.
이들 업체는 5일 오후 대전시청에서 평가내용을 열람키로 했다. 대전시가 만족할 만한 변을 내놓지 못하면 법원에 가처분신청 등 추가 움직임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에 대해 대전시 관계자는 “설계평가위원점수표를 모두 열람키로 했다”며 “이들이 1등이 나왔으면 이런 반발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10개 과목이 있는데 어느 한 과목을 1등 했다고 해서 그 업체가 1등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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