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확보·특허 강조한 李회장 판단 적중, 4분기 스마트폰 3500만대 판매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010년 경영 복귀와 함께 '스마트폰 일류화'를 강하게 주문하고 나선지 2년, 삼성전자가 연간 실적 기준으로 애플을 제치고 스마트폰 시장 왕좌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스마트폰 시장 1위를 거머쥔 데 이어 애플이 아이폰4S를 내놓고 추격적을 벌인 4분기에도 1위 자리를 지키면서 2011년 스마트폰 시장에서 최종 승자가 됐다.
5일 삼성전자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4분기 삼성전자가 공급한 스마트폰은 총 3500만대에 근접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4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3500만대 가까이 될 전망"이라며 "애플이 아이폰4S를 앞세워 최대 판매량을 경신했지만 3000만대에는 못 미칠 것으로 추정돼 2011년 스마트폰 시장 1위의 주인공은 삼성전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수의 시장조사기관이 추정한 애플 아이폰 판매량은 최대 2900만대로 삼성전자에 크게 못 미친다.
이 회장은 지난 2010년 경영 복귀와 함께 "앞으로 10년 안에 지금까지 삼성을 대표하던 모든 제품이 사라질 것"이라며 "앞만 보고 가자"고 말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승부가 앞으로 삼성의 운명을 가늠할 것이라며 경영진에게 위기감을 불어 넣은 것이다. 이 회장은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S급 인재 확보를 주문하고 5년, 10년 후를 위해 특허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하자 이 회장은 최지성 부회장과 신종균 사장, 윤부근 사장 등 완제품 사업부 책임자들을 불러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주문하기도 했다.
결국 이 회장의 이 같은 판단은 적중했다. 경기침체로 반도체와 LCD 부문의 이익이 하락하고 디지털TV 역시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스마트을 통해 이를 극복했다. 스마트폰 시장에 진입하지 못했을 경우를 생각하면 아찔할 정도다.
오너의 강력한 의지와 위기감, 경영진의 강력한 추진력, 임직원들의 헌신이 더해지면서 삼성전자는 휴대폰에서 스마트폰으로 성공적인 변신을 할 수 있었다. 실적이 이를 대변한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삼성전자가 판매한 스마트폰은 2390만대에 불과했다. 노키아는 1억대, 애플은 4750만대를 판매해 격차가 컸다.
삼성전자의 본격적인 추월은 지난해 2분기부터 시작됐다. '갤럭시S'에 이어 '갤럭시S2'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을 2020만대까지 끌어올렸다. 애플은 2분기에 203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고 노키아는 끝없는 추락을 거듭해 1670만대까지 하락했다.
역전극은 3분기에 시작됐다. 지난해 3분기 삼성전자는 281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하며 1710만대를 판매한 애플과 1680만대를 판매한 노키아를 1000만대 이상 앞지르며 스마트폰 시장 1위를 거머쥐었다.
4분기에는 이 격차가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애플이 아이폰4S를 내 놓으며 삼성전자의 뒤를 바짝 추격했지만 삼성전자는 '갤럭시S2 LTE'와 '갤럭시 노트' 등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폰을 내 놓으며 연간 스마트폰 판매량 1억대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6일 2011년 4분기 실적 가이던스를 발표할 예정이다.
명진규 기자 a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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