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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인 바이러스>, 위험한 인물이 웃긴 사람이 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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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인 바이러스>, 위험한 인물이 웃긴 사람이 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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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인 바이러스> tvN 밤 12시 10분
출연자는 지구인들과 다른 자신의 취향에 대한 해명의 기회를 얻고, 시청자들은 이를 통해 웃음을 얻는다. ‘고소 집착남’으로 자진 출연한 국회의원 강용석은 <화성인 바이러스>의 취지를 십분 활용한 사례다. “고소가 충만한 사회”를 꿈꾼다는 그는 결국 다방면에 걸쳐 자신의 언행을 옹호 했고, 그가 제시한 논리는 결국 ‘근자감’, 혹은 엉뚱함으로 요약되었다. 전직 아나운서로서 집단모욕죄와 관련한 입장을 표명할 수 있었던 김성주가 “너무 희화화로 나오시니까” 진지한 반박이 불가능 하다고 할 정도로, 분명히 이날 출연자는 솔직담백했고, 방송은 일정 분량 이상의 웃음을 유발했다. 그러나 다르다는 것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순간, 방송은 틀린 것에 관한 시각을 잃었고 MC들은 진심의 조언을 아끼지 않던 평소와 달리 인물을 방관해 버렸다. 재미는 있었을지언정, 유쾌하지 않은 방송이었던 것이다.


이날 강용석 의원의 방송 출연은 궁극적으로 정치인으로서 그의 자질을 평가할 수 있는 시험대이기도 했다. 그리고 시위와 단식을 폄훼하고 고소 만능의 입장을 설파한 그는 유창한 말솜씨와 상당한 유머감각에도 불구하고 공감능력이 부재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드러냈다. 자신의 정치 생명이 끝나는 것이 싫으니까 사퇴가 불가능하다고 태연히 말하면서 타인의 영혼을 기능적인 목적으로 위협하는 그의 태도는 김구라가 지적한대로 그의 팬이 “50명에서 안 늘어나는” 핵심적인 이유다. 그러나 방송은 그 모든 번뜩이는 징후들을 웃음이라는 당의정 안에 묻어버렸다. “여기 나온다고 이미지가 바뀌겠습니까”라고 본인은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지만, ‘위험한 인물’이 ‘웃긴 사람’이 되는 것은 분명 큰 변화다. 심지어 60세 이후에는 부동산 임대업을 하겠다는 발언마저도 가벼운 농담이 되어 버렸다. 한없이 가벼워지는 순간 부피는 급격히 팽창하는 법이다. 널리 자신의 이미지를 웃음으로 인지시킨 강용석 의원의 소제목부터 새로 지어야 했다. 위험하고 치명적인 ‘퍼포먼스 종결자’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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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윤희성 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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