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2012년 한국축구의 운명을 책임질 두 남자가 한 자리에 마주했다.
최강희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3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2014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과 2012런던올림픽 본선을 앞두고 대표팀 운영방안에 대한 각자의 각오를 밝혔다.
최강희 감독은 “2012년은 한국축구에 굉장히 중요한 한해라고 생각한다. 올림픽이 열리고 국가대표팀은 2월 29일 월드컵 3차 예선과 최종예선을 통해 월드컵에 진출해야 한다”며 “국가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내기위해 많이 의논하고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홍명보 감독은 “어려운 시기에 국가대표팀을 이끌게 된 최강희 감독님께 축하와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며 “어려웠던 일을 슬기롭게 이기고 팬들에게 사랑받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최강희 감독, 홍명보 감독과의 일문일답
- 2월에 A대표팀은 쿠웨이트와 예선전, 올림픽 팀은 중동 원정 2연전이 있는데 선수선발 과정에서 겹치는 부분은 없나.
▲최강희(이하 최)=쿠웨이트전은 경험 많은 베테랑 위주로 선발해야한다. 멤버를 30명 내외로 추려 봤을 때 겹치는 선수는 2명 정도다.
▲홍명보(이하 홍)=2월 5일 사우디 전은 문제가 없다. 2월 29일 A팀 경기는 벼랑 끝이다. 선수가 필요하다면 A팀 우선으로 보내겠다.
-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둘이 호흡 맞췄는데 어떤 기억이 있나.
▲최=내가 90년에는 고참이었고 홍 감독은 대학생이었다. 워낙 경기를 잘했고 앞으로 한국축구를 이끌어갈 선수라는 느낌이었다. 지도자로 다시 만났는데 좋아하는 후배이고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많은 대화를 많이 하다보면 양쪽 다 도움이 될 것이다.
▲홍=그 당시 막내였고 최 감독님은 고참이었다. 포지션 특성상 내가 많은 코칭을 했어야 했다. 너무 어려워서 10번 중 3번 밖에 못했던 것 같다. 잘 표현했다면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을 것 같다.
-겹치는 선수가 2명 정도라고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코칭스태프 선임은 언제쯤 마칠 생각인가.
▲최=홍명보 감독과 한 번 만났고 통화도 했다. 30명 내외로 선수를 구성했다는 말은 전적으로 개인적인 생각이다. 각 팀의 동계 훈련도 지켜봐야 한다. 코칭스태프 선임은 이번 주 안으로 매듭짓겠다.
-박주영에게 대표팀 주장을 계속 맡길 것인가.
▲최=2월 29일 쿠웨이트전 한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 큰 틀은 아직 결정 못했다. 주장은 굉장히 중요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선수구성이 되면 의견을 수렴해서 선수들이 납득할 수 있는 사람으로 결정하겠다.
-K리그 위주로 뽑을 것인가. 최강희호 승선 기준은 무엇인가.
▲최=K리그 위주라는 말은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이 합류가 안 되고 유럽 선수들이 경기를 많이 못나가서 드린 말씀이다. K리거는 동계훈련을 둘러보고 코칭스태프와 상의해야 한다. 한국축구에서 최고의 능력을 가진 선수를 뽑는 게 임무다.
-박지성의 대표팀 재 발탁은 검토하고 있나.
▲최=사석에서도 많이 받는 질문인데 본인의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 이미 은퇴 선언을 했고 마음이 동하지 않으면 최고의 경기력을 보일 수 없다. 당장 급하다고 은퇴를 선언한 선수를 준비 없이 부르는 것은 좋지 않다. 현재로서는 뽑을 생각이 없다.
-한국축구가 여러 가지 문제로 위기라고 하는데 감독으로서 철학은.
▲최=경기에 나가서 지면 모든 책임은 감독이 진다. 선수선발도 감독 몫이다. 축구가 위기다, 벼랑 끝이다, 하는데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는다. 당장 2월 29일 경기를 잘 치르면 시간도 있고 선수들도 충분히 살펴볼 수 있다. 큰 틀은 2월 29일 이후로 말씀드리겠다.
-라돈치치의 귀화에 대한 생각과 대표팀 발탁 가능성은.
▲최=귀화는 민감한 부분이다. 국가대표 합류는 고민해봐야 한다. 일단 2월 29일 경기에 대표팀에 합류하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 최종예선에 진출하면 포괄적으로 생각해서 결정하겠다.
-올림픽대표팀 킹스컵 명단이 종전과 큰 차이 없는데.
▲홍=지금까지 올림픽 최종예선 3경기를 치렀고 남은 3경기가 있다. 지금 명단에 있는 선수들이 각 연령대 최고의 선수다. 유럽 선수는 이번에 제외하고 2월과 3월 경기를 치를 계획이다.
-올림픽대표팀 중동 2연전 구상은.
▲홍=2연전에서 승리하고 본선을 확정하면 좋겠지만 마지막 카타르전까지 생각하고 있다. 부탁드릴 말씀은 어린 선수들은 언론 미디어에 굉장히 민감하다. 중요한 3경기가 남아있다. 지나친 관심이나 벌써부터 성과를 냈다는 식의 표현은 삼가해줬으면 한다.
-예선을 치르면서 많이 고전하고 있는데 어떤 문제가 있나.
▲최=요즘 선수들은 여러 가지로 힘든 부분이 많다. 대표팀이 소집되면 클럽팀과는 준비를 다르게 해야 한다. 먼저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첫 경기를 넘어서면 많은 대화를 할 수 있고 팀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이 많다. 앞으로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홍=올림픽팀은 여러 과정 속에서 우여곡절도 있었다. 경기 내용이 좋지 않거나 실망스러운 경기도 있었지만 선수들은 100% 혼신의 힘을 다했다. 올림픽팀은 혼을 다해서 한국축구가 가지고 있는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박주영이 소속팀에서 힘든 상황인데 해 줄 말이 있나.
▲최=선수가 유럽을 가면 지도자나 팀을 잘 만나고 선택을 잘해야 한다. 우수한 선수도 경기를 못 나가면 자기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 박주영은 어려운 시기지만 대표팀에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 주의 깊게 관찰하고 필요하면 조언도 하겠다.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다 같이 도와주는 게 중요하다.
-국가대표팀 소집은 언제쯤인가.
▲최=프로연맹과도 협조해야 하고 구단에 읍소도 해야한다. 소집기간이 열흘 정도 되면 2월 29일 경기까지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이번 주에 코칭스태프 인선이 마무리 되면 동계 훈련을 방문하든지 해서 선발 대상을 확인할 것이다. 유럽 선수들도 체크를 해보고 여러 가지로 의논해서 검토할 것이다. (코치진 구성에 대해) 전북 현대에 신홍기 코치를 요청했고 확답을 받아서 대표팀 코칭스태프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올림픽팀 어린 선수들이 J리그로 이적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홍=어린 선수들이 J리그에 가서 경기를 하면 더없이 좋다. 하지만 유망주들이 전부 일본으로 가는 것보다 한국에서 뛰는 건 어떨까 생각한다. 제도적인 문제로 일본으로 눈을 돌리는데 한국에는 큰 손실이다. 선수의 의견은 존중한다.
-올림픽대표팀을 이끌면서 힘들었던 점은.
▲홍=가장 힘들었던 건 선수선발이다. 일주일 전까지 뛸 수 있는 선수인지 아닌지를 알 수 없었다. 지난 해 6월에 요르단 전이 가장 어려웠고 위험했던 시기였다.
-국가대표 소집 전인데 걱정되는 점은 없나.
▲최=결정을 하기 전에는 걱정을 많이 하지만 결정하고 나면 불안해하지 않는다. 전북에서도 초반에 어려움을 겪고 팀을 만들었다. 2월 29일 경기를 잘 치르면 유리한 점이 많으니까 당장은 그것만 생각하겠다.
스포츠투데이 김흥순 기자 sport@
스포츠투데이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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