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낸 IBK투자證 조강래 사장, 원론적인 구상만
최고실적 삼성증권 김석 사장, 구체적 경영안 제시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지난해 상반기(4∼9월) 최고의 실적을 거둔 삼성증권의 김석 사장이 구체적인 위기극복 방안을 담은 신년 경영구상을 밝힌 반면 증권사 중 가장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IBK투자증권 조강래 사장은 원론적인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해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135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린 김석 삼성증권 사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 목표로 ▲고객 기반의 획기적 확대 ▲홀세일 부문 수익성 극대화 ▲신규 진출 사업의 조기시장 선점 ▲고객 최우선 정책의 체질화 등을 제시했다.
김석 삼성증권 사장은 신년사에서 고객기반의 획기적 확대를 위해 신세대형 자산관리 영업전개를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주식투자인구가 500만에 육박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전체 경제활동인구 다섯 명 중 네 명은 주식에 전혀 투자하고 있지 않다”면서 “가계자산에서 금융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23%에 불과하고 특히 주식 비중은 채 2%가 안 된다는 사실은 아직 우리가 개척해야 할 새로운 시장과 고객이 무한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따라서 “경제활동인구의 핵심층을 겨냥한 신세대형 자산관리 영업방식 개발이 필요한 때”라며 “올해는 기존 초고액자산가 및 법인고객 영업 활성화와 더불어 안정성향 고객의 획기적 확대와 은퇴시장 공략 강화라는 새로운 과제를 달성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외에도 홀세일 수익성 극대화를 위한 IB와 글로벌이쿼티(Global Equity)사업본부에 대해서는 국내 리그테이블 선두권 도약과 수익확대 등을 주문하며 구체적인 행동과제를 제시했다. 또 그는 신규사업의 조기 시장선점을 위해 PBS(개인서비스뱅킹)사업부와 리테일사업본부 PI(자기자본투자)팀 등 유관부서의 협력을 통해 대차풀의 지속적 확대와 경쟁력 있는 자본투자솔루션(Capital Seeding Solution) 제공 등을 강조했다.
반면 지난해 상반기 가장 부진한 실적(127억원 적자)을 거뒀던 IBK투자증권은 지속가능한 흑자구조를 목표로 제시했지만 이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제시에 있어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조강래 IBK투자증권 사장은 “지난해 3분기 흑자를 기록했다고 하나 아직 갈 길이 멀다”면서 “조금이라도 자만하거나 방심하면 언제든지 추락할 수 있다는 냉혹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분기 흑자에 안주하는 것을 경계했다. 이어 “조직 정비를 어느 정도 마무리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인프라는 갖췄다”면서 “이제 소프트웨어를 강화해야 하며 그 핵심은 강한 조직문화 육성과 임직원의 역량 강화”라고 원론적 방침을 강조했다. 그는 “임직원 각자가 맡은 부문의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하고 지원하겠다”고만 덧붙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년사 하나만을 가지고 CEO의 연간 경영전략을 평가할 수는 없지만 삼성의 치밀함과 IBK의 원론적 경영방침 제시가 어떤 경영성과로 이어질 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송화정 기자 yeekin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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