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판 경쟁' 패션업계 PPL효과
[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패션 대기업들이 드라마 제작지원 및 간접광고로 매출 상승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인기 드라마에 단 1회 노출만으로 제품이 완판되고, 수천만원에서 수억원대의 제작지원비를 뽑고도 남을 정도로 놀라운 광고효과를 거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정그룹 올리비아로렌은 SBS 드라마 '천일의 약속' 제작지원 및 간접광고를 통해 '후다크로스백'을 완판했다. 단 3회 노출로 입고대비 98% 이상 판매율을 기록하며 완판 기록을 세웠다.
FnC코오롱의 잡화 브랜드 쿠론에서도 마찬가지로 최근 종영한 '천일의 약속' 간접광고를 통해 50만~60만원대 가방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쿠론의 '스테파니 와니백'과 '엘리샤백'은 방송에 각 1회씩 노출된 이후 두 제품 모두 판매순위 5위권 내로 훌쩍 뛰어올랐다.
같은 드라마에서 '드레수애'가 입고 나온 제일모직의 드레스도 대박을 쳤다. 평소 드레스가 너무 잘 어울려 '드레수애'라는 별명을 가진 수애가 '천일의 약속'에서 입고 나온 드레스는 '수애 신혼여행 드레스'라는 연관 검색어가 생길 정도로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이 드레스는 제일모직이 전개하는 멀티숍 '블리커'에서 선보인 '데스킨스 띠어리' 제품으로 고가의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드레수애'의 파워에 힘입어 완판됐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수애 드레스는 70만원대 제품으로 단 1회 노출로 완판돼 인기드라마의 효과를 실감했다”고 말했다.
같은 드라마에 출연한 이미숙 역시 제일모직 제품을 입고 나와 '신(新)재벌룩'을 유행시켰다. 이미숙은 제일모직이 수입·판매하는 이세이미야케 제품을 주로 입고 등장했다. 특히 그가 입고 나온 이세이미야케의 지그재그 패턴의 코트는 방송 노출 후 매장에 문의전화가 폭주했다는 후문이다.
LG패션 헤지스액세서리는 MBC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제작지원 및 의상협찬으로 짭짤한 광고효과를 거둬들였다. 헤지스액세서리는 지난해 12월1일 이번 시즌 메인 아이템인 '코벤트 가든' 가방을 노출해 방송 직후 주말 동안 판매량이 평소 주말에 비해 5배가량 늘어났다.
'코벤트가든'은 40만원대 제품으로 올 시즌 수천장을 찍어냈음에도 불구하고 15일 만에 모든 출하분이 완판돼 재생산에 들어갔을 정도로 큰 인기를 이어오고 있다. 최경아 헤지스 플래그십 스토어 점장은 “평소 매장을 둘러보다 코벤트 가든 가방을 발견해 구매하시는 분들은 종종 있었으나 하이킥 방송 이후 방문한 대다수 고객들은 들어오자마자 코벤트 가든부터 찾았다”고 귀띔했다.
LG패션 관계자는 “제작지원 및 간접광고는 노출된 제품에 대한 인기가 다른 제품이나 브랜드로까지 파급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면서 “노출된 제품이 완판돼 수십억원의 직접적인 효과를 거두기도 하지만 브랜드 인지도 상승이나 매장 방문객 수 증가 등 더 큰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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