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전세입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2년차 새 아파트가 전세시장에서 때 아닌 수난을 겪고 있다. 계약을 포기하고 떠나는 세입자가 늘면서 시세보다 저렴한 전세매물이 곳곳에서 등장했다.
2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경기 의왕 포일자이 85㎡(공급면적)의 전세가격은 2억3000만~2억5000만원 수준으로 지난 10월 가을 이사철과 비교해 1000만원 가량 떨어졌다. 포일자이는 2000가구가 넘는 대단지로 평촌신도시 생활권에 속해 있는 데다 서울 지하철 4호선 인덕원역, 강남, 사당 등과 연결되는 버스노선이 다양해 지난 가을까지 전세 수요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입주 2년차를 맞으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기존 세입자들이 입주 당시에 비해 전셋값이 너무 올랐다는 이유로 재계약을 포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입주 당시 이 아파트 85㎡ 전셋값은 1억7000만원대였다.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겨울 이사철이지만 전세 수요가 거의 없다"며 "이런 가운데 재계약을 하지 못한 전세물건까지 속속 나오고 있어 시세보다 저렴한 물건도 소화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입주 2년차인 경기 광명 철산 래미안자이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 아파트는 2000가구가 넘는 대규모 단지로 가산, 구로 디지털단지 등지의 직장인 수요자들이 선호한 곳이다. 2009년 11월말 입주 당시 84㎡ 기준 1억6000만~1억7000만원대였던 전셋값은 지난 10월초 2억4000만~2억7000만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 곳 역시 가을 이사 수요가 일단락되자 전세수요가 주춤해졌고 전셋값 시세도 지난 10월 대비 1000만원 정도 떨어졌다.
김민영 부동산114 연구원은 "연말 입주 2년 차를 맞은 대단지 새 아파트의 전세가격이 대부분 약세를 띠고 있다"며 "상반기 극심했던 전세난 탓에 재계약 전셋값이 크게 뛰면서 기존 세입자들이 계약을 포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겨울철 성수기임에도 학군 수요가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어 전세 손바뀜 매물이 많이 나오는 대단지의 전셋값은 더 조정될 수 있다"며 "새 아파트 전세매물을 원하는 임차인이라면 시세보다 저렴한 매물을 구할 수 있는 기회"라고 덧붙였다.
이은정 기자 mybang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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