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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앓] 이강훈 선생님 때문에 브이텍 걸리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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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앓] 이강훈 선생님 때문에 브이텍 걸리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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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_QMARK#> 버티고 또 버텼습니다. KBS <브레인>의 이강훈(신하균)은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냉혈한이라며 외면했습니다. 그런데 아픈 어머니 때문에 김상철(정진영) 교수에게 무릎 꿇는 모습을 보고 결국 무너졌습니다. 엄마, 아빠와 함께 놀이공원에 갔던 이야기를 할 때 입은 웃고 눈은 울고 있는데, 진짜 TV를 끌어안아서라도 이강훈을 토닥여주고 싶었어요. 이강훈이 울면 저는 통곡하고, 이강훈의 오른손이 떨리면 저는 두 손이 다 떨리고, 이강훈이 어머니 수술해달라며 주저앉으면 저도 온 몸의 기운이 빠져버리는 것 같아요. 요즘 제 머릿속에는 온통 이강훈 생각뿐인데, 천하대 병원이라도 가봐야 하는 걸까요? (신사동에서 윤 모양)

[Dr.앓] 이강훈 선생님 때문에 브이텍 걸리겠어요


환자님, 네가 많이 늦었-네?↗ 이강훈 어머니의 입원 이후에 오신 환자분들의 경우, 이미 통제할 수 없는 상태거든요. 지금부터 제가 드리는 질문에 대책 없이 눈물부터 난다면, 제대로 걸려드신 겁니다. 그동안 자존심 하나로 버텨 온 사람이 오죽 했으면 자신의 아버지를 죽게 만든 김상철 교수에게 무릎 꿇고 “어머니를 살려주십쇼, 살려주십쇼”라고 애원했을까요? 얼마나 간절했으면 절대로 빈틈을 보인 적 없던 후배들 앞에 주저앉아 “수술해요, 해요, 해...요, 해요, 어서!!!”라고 울부짖었을까요? 어머니의 머리를 직접 열겠다고 말하는 아들의 심정이 어땠을까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아니 상상하고 싶지 않은 슬픔이 주체할 수 없이 밀려오시죠? 이강훈의 속내를 읽게 되는 순간, 그래서 그가 내색은 안 해도 그 누구보다 외로웠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이 남자를 머릿속에서 지울 수 없게 되는 겁니다. 단지 수트가 멋있어서,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 섹시해서 반했다면 그건 그냥 가벼운 감기 정도죠. 하지만 지금 환자분의 몸은 이강훈의 일거수일투족에 반응하고 있고, 이강훈의 숨소리만 들어도 그가 어머니 때문에 슬픈 건지 윤지혜(최정원) 때문에 떨리는 건지 꿰뚫고 계시잖아요.

[Dr.앓] 이강훈 선생님 때문에 브이텍 걸리겠어요


그렇다고 좋아하는 여자한테 대놓고 잘해주면 그건 이강훈이 아니겠죠? 겉으로는 무뚝뚝해 보여도 알고 보면 서준석(조동혁)보다 더 세심하게 윤지혜를 챙기고 아껴줍니다. 윤지혜 앞에서는 뇌 사진을 찢어버리는 척 장난치더니 윤지혜가 나가자 다시 뇌 사진을 꺼내서 고이 접어 보관하고, 윤지혜 손가락에 상처가 났을 때도 ‘내가 해줄게’라는 말 한마디 하지 않고 구급상자를 가져와 밴드를 붙여주잖아요. 그러나 지금의 이강훈에게는 사랑할 여유조차 없어 보입니다. 우리까지 숨이 턱턱 막히죠. 심신이 지칠 대로 지친 환자분을 위해 이강훈스럽지 않은 신하균 처방전 나갑니다. 우선 영화 <복수는 나의 것>, 이건 초록색 머리도 예뻐 죽겠는데 자신이 유괴한 아이와 유치하게 리모컨 싸움하는 류가 심하게 귀여워서 안 되겠네요. 그러면 <킬러들의 수다>, 자기보다 나이 많은 상연(신현준)한테 한 마디도 안지고 대드는 정우도 너무 귀여워서 안 될 것 같고. <우리 형>, 이건 입에도 못 대는 소주에 매운 고추까지 먹고 어쩔 줄 몰라 하는 성현이가 눈물 나게 귀여워서 안 되고. 하다못해 팬 사인회조차 얼굴에 조명 달아놓은 것처럼 눈부셔서 안 되고. 약, 없습니다. 돌아가 주십시오.
<#10_LINE#>
앓포인트: 신하균의 [립서비스]


입에 대는 스마트폰: 스마트폰이 작은 것도 아니고 얼굴이 큰 것도 아닌데, 전화통화를 할 때마다 스마트폰을 입에 갖다 댄다. 이 알 수 없는 버릇은, 어쩌면 스마트폰의 어느 쪽을 귀에 대야 하는지 모른다는 사실을 들키고 싶지 않은 신하균의 꼿꼿한 자존심 때문일지도 모른다. 한 때 카페 등업하는 방법을 몰라서 본인의 팬 카페에 글을 쓰고 싶어도 못 썼던 신하균이다.


입에 문 주사기 뚜껑: 아들이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 임상시험 중인 약을 불법으로 투여하는 애틋한 장면. 그러나 주사기 뚜껑을 문 신하균의 입술만 눈에 들어온다. 뚜껑을 손으로 빼도 됐을 텐데 굳이 입으로 뚜껑을 열어서 비스듬하게 문 상태로 약을 투여하는 15초간, 우리의 심장은 하균하균.


입으로 씹고 뜯고 맛보는 고기: 상대방이 코앞에서 빤히 쳐다보는데도 계속 스테이크를 썰어 먹는다. 하긴 턱선이 뚜렷해지고 허리라인이 잘록하게 들어갈 정도로 마음고생이 심했으니 이 정도 섭취는 눈감아 줄 수 있다. 이강훈, 고기 먹어. 두 번 먹어.


입으로 완성한 다큐멘터리: 2년 전, 신하균은 < SBS 스페셜 > ‘최악의 시나리오’ 편 내레이션과 함께 미래의 세계를 예상하는 연구원으로 직접 얼굴을 비추기도 했다. 짧은 문장이라도 쉼표 하나 허투루 건너뛰는 법 없이 읽어 내려갔다. 연구실을 장악하는 아우라와 모두를 집중하게 만드는 목소리는 이때부터 만들어진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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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이가온 thi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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