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팅 고수 김상훈 소장의 ‘드래곤 볼’ 이야기
해마다 이맘때면 새해 창업시장을 전망하는 전문가들의 예측이 난무한다. 지나고 보면 맞는 예측도 있지만 빗나간 것도 많은 게 현실. 그 예측의 옥석을 가리는 방법은 창업시장의 흐름을 분석하는 일이다.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를 알고 시장을 노크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클 수밖에 없다. 스타트비즈니스 김상훈 소장이 2012년 용띠해의 창업시장의 새로운 기회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7개의 ‘드래곤 볼’을 소개한다.
2012년은 60년 만에 찾아오는 흑룡의 해다. 내년 대한민국 창업시장의 새로운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흐름은 무엇일까? 용이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듯 욱일승천의 기운을 나타낼 창업시장의 ‘드래곤 볼’ 7개의 구슬은 과연 무엇일까?
첫 번째 구슬은 변화무쌍한 와이즈(WISE) 소비 트렌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창업자 간의 경쟁 과열은 소비자들 콧대를 높게 만들었다. 때문에 소비자는 늘 새로운 것을 원한다. 최근 소비자 트렌드는 와이즈(WISE) 소비로 대변되고 있는 것이다.
웰빙(Well being) 관련 창업 아이템은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업종을 불문하고 웰빙 코드와의 적합성을 따지지 않고 창업을 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특히 음식점에서는 웰빙 트렌드와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는 육류 내장 관련 아이템 등은 새로운 웰빙 코드로 재포장할 필요가 있다.
아날로그 푸드, 신토불이에 대한 중요성은 날로 커질 전망이다. 웰빙이라는 게 단순히 육체적 건강만을 규정짓지는 않는다. 심적 즐거움, 마음의 평안을 가져올 수 있는 마케팅전략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고물가(Inflation)시대가 지속되면서 가격 경쟁력을 지향하는 창업 아이템도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대형 할인마트 옆에서 할인마트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야채청과판매점이나 브랜드 제과점 옆에서 가격 경쟁력으로 미는 재래시장형 제과점의 약진세는 새해에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싱글(Single) 관련 창업시장도 주목해야 한다. 저출산 고령화, 만혼 풍조는 나 홀로 고객을 양산하고 있다.
1인 세대주는 갈수록 늘고 있다. 단체고객도 중요하지만 ‘나 홀로 고객’의 소중함을 깨달아야 하는 시대다. 편의점에서 ‘햇반’ 인기가 치솟는 것도 싱글 고객의 볼륨이 늘고 있다는 반증이다. 쉬운(Easy)것을 선호하는 트렌드도 주목해야 한다.
소비자들은 머리 아픈 것을 원천적으로 싫어한다. 창업자 입장에서는 쉽고 편안하고 재미있는 것을 좋아하는 소비자 욕구에 발맞춰 창업마케팅을 기획하지 않으면 소비자들의 관심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
두 번째 구슬은 디테일(Detail)과 디자인(Design)에서 찾을 수 있다. 소비자들의 눈높이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웬만한 상품력, 웬만한 디자인에는 감동하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너무나 갈 곳이 많다. 창업자 입장에서 갈 곳 많은 소비자를 단골고객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디테일과 디자인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만족도로 이어지기가 쉽지 않다. 디자인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서 지나치지 않다.
상품에 대한 디자인 개발은 물론 포장 디자인이 특히 중요해지고 있다. 인테리어 및 익스테리어 디자인, 사인 디자인의 경쟁력 없이는 소비자들로부터 선택의 우선순위 안에 들기는 쉽지 않다. 2012년 창업시장은 디자인 열전의 서막이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디자인은 디테일을 수반해야 한다. 아주 작은 공간 활용의 중요성,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감안한 작은 배려 포인트 등의 작은 디테일 요소가 있어야만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 구슬은 2030 여성 소비층을 주목해야 한다. 창업자라면 공급 시장을 리드하는 상권, 소비를 리드하는 수요층이 누구인지를 늘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30 여성 수요층은 상권 내 소비의 패러다임을 리드하고 있다.
서울의 가로수길 상권, 삼청동길 상권, 이태원, 대학로 등을 선호하는 2030 여성 소비층은 인터넷 바이럴 마케팅의 주역이기도 하다. 이들은 인터넷 입소문에 아주 민감할 뿐만 아니라 씀씀이의 폭도 크다.
비싸더라도 자기가 원하는 한 가지가 있으면 주저하지 않고 지갑을 여는 세대다. 또한 이들은 머지않아 30-40대 주부층으로 변화하게 된다. 이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우리 가게의 명암을 가를 수 있다는 사실에 창업자들은 주목해야 한다.
네 번째 구슬은 스토리텔링과 펀(fun)마케팅에서 찾을 수 있다. 창업자이든 프랜차이즈 본사이든 고객들에게 흥미를 끌 수 있는 이야기를 고민해야 할 때다. 소비자들은 무엇을 구매할지 선택하기도 힘이 드는 시대다. 이런 시대일수록 스토리파워,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이런 이야기가 구매 결정의 수단으로 작용하기 시작하는 시대다. 비즈니스모델에서도 즐겁지 않으면 돈이 되지 않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다섯 번째 구슬은 ‘컨버전스(Convergence)’ 트렌드에서 찾아야 한다. 컨버전스는 2000년 이후 비즈니스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한 가지만 가지고 밥 먹고 사는 시대는 지났다. 창업자의 전문성은 기본이다. 한 분야의 전문성과 함께 또 다른 부전공이 필요한 시기인지도 모른다.
여섯 번째 구슬은 프랜차이즈 시장의 새로운 틀에서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프랜차이즈 시스템에 식상해하는 창업자 또는 소비자들이 너무 많은 게 현실이다. 이제는 시장에서 프랜차이즈 가맹점 창업이 성공률을 높인다는 공식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프랜차이즈 가맹점간 경쟁으로 인해 실패를 겪는 매장이 늘어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에서도 과감한 혁신이 필요한 시기다. 전수창업, 공동브랜드 창업 등의 독립점 스타일의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새로운 창업법으로 대두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마지막 일곱 번째 구슬은 창업자의 생각 바꾸기에서 찾아야 한다. 창업시장은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 소비자 취향도 변화무쌍함의 극치를 달리고 있다. 창업자도 시장의 변화속도에 맞춰서 새로운 생각의 틀을 만들어야 하는 시대다.
창업자의 패러다임을 바꾸지 않으면 성과 창출은 어불성설이다. 빅 아이템은 없다고 판단하는 것이 옳다. 대박 아이템을 찾기보다는 대박 창업자로서의 역량을 높이는 쪽으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 창업의 방법도 바꿔야 한다. 빠른 창업, 쉬운 창업, 그럴싸한 창업이 아닌 더딘 창업, 어려운 창업,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창업 분야로 눈을 돌려야만 용의 여의주를 찾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2012년 창업시장, 결코 만만한 시장은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어려운 위기 속에는 위험인자도 있지만 늘 상큼한 기회가 숨어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난세에 영웅이 나듯, 위기는 기회를 동반하기 마련이다. 총선, 대선정국과 맞물려있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창업자들에게는 새로운 꿈을 향한 미래가치 창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임진년 흑룡의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코노믹 리뷰 한상오 기자 hanso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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