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난소암 10년…대장암 4년…희망이 약이었다

시계아이콘01분 59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난소암 10년…대장암 4년…희망이 약이었다
AD



<11·끝>'인간은 암보다 강하다' 조영순씨 극복기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암은 내가 명을 다할 때까지 짊어지고 가야 할 존재라고 생각해요. 말 그대로 공존이죠. 그러니까 그냥 예전처럼 살아가면 되지 않을까요."


난소암과 10년째 '동거'중인 조영순(53)씨는 한눈에 봐도 건강했다. 그가 암환자라는 사실을 먼저 말하지 않는다면 알아차릴 방법이 없다. 머리에 두른 검은 스카프만이 폭풍 같던 지난 10년의 사연을 담담하게 담고 있는 듯했다.

난소암 10년…대장암 4년…희망이 약이었다

◆절망의 나날들= 조 씨가 난소암 판정을 받은 건 2001년 일이다. 어느 날 밤 배가 너무 아파 병원을 찾았다. 설마 암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남의 일인 것만 같던 암과의 싸움은 그렇게 시작됐다.


"난소에 혹이 발견됐어요. 수술로 제거하고 집으로 왔죠. 제거한 혹을 가지고 조직검사를 했는데 설 연휴가 껴 열흘 가량 걸렸어요. 결과를 안 남편이 여행을 가자고 하더군요. 신나서 짐을 챙기는데 '암'이라는 거예요. 지금까지 왜 암일 가능성이 있다는 걸 숨겼냐고 원망했죠. 그렇게 서로를 끌어안고 한참을 울었어요."


난소암 2기였다. 대표적인 난치암으로 5년 생존율이 40%를 넘지 못한다. 당시 충격을 떠올린 조 씨는 딸 같은 기자 앞에서 엉엉 울기 시작했다.


"그냥 주저앉았어요. 움직일 힘도 없었죠. 팔 다리가 풀려 병원도 휠체어를 타고 다닐 정도였어요. '이렇게 죽는구나' 두렵고 원망스러워 모든 걸 거부했었죠."


암이란 사실이 확인되자 의료진은 조 씨의 난소와 자궁을 모두 드러냈다. 대학생이던 큰 딸이 휴학까지 하며 곁을 지켰다. 수술 전후로 항암치료를 9번이나 받았다. 그 때 후유증으로 머리가 많이 빠졌고 조 씨는 지금도 어두운 스카프나 모자를 쓰고 다닌다.


다행히 수술은 잘 됐지만 암은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첫 수술 후 6년이 흐른 2007년, 암세포는 조 씨의 몸에 자신의 존재를 다시 드러냈다. 이번엔 대장암이었다.

난소암 10년…대장암 4년…희망이 약이었다 조영순씨는 일주일에 한번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청계사를 찾아 봉사를 하고 있다. 동지(冬至)를 하루 앞둔 21일에는 지역 어르신을 위해 팥죽 나눔에 동참했다.


◆'희망의 끈'이 되었던 가족= 항암치료는 힘들었다.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모른다는' 항암제의 고통은 그에게 포기에 대한 유혹을 떠올리게 했다. 한밤에 몸이 저리거나 마비증상이 오면 몰래 집을 빠져나와 혼자 응급실을 찾았다. 정말 독하게 참아보자 다짐했다가도 너무 힘들어 치료를 거부한 적도 많았다.


"가족들이 저렇게 나를 위해 매달리는데, 나도 가족들에게 이겨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도 가족을 떠올리며 참았죠. 아이들 결혼도 봐야하고 나중에 손자도 돌봐줘야 내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이를 악물었어요. "


치료가 없는 날에는 집 근처 관악산을 찾았다. 일주일에 서 너 번씩 오르락내리락 했다. 산에 오르면 근심이 사라지고 마음의 평온이 오는 듯했다. 대장암 수술을 받고서는 한라산 등반도 성공했다. 어쩌면 산이 날 살려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운동밖에는 기댈 것이 없다는 생각도 했다. 정말 '미친듯이' 산을 다녔다고 한다.


지난해부턴 불교 공부를 시작했고 일주일에 한번 청계사를 찾아 봉사활동에도 참가하고 있다. 자신이 큰 어려움에 처해 보니 남들에게 좋은 일을 하고 싶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도 된다는 생각에서다.


그렇게 조 씨는 암과 싸우고 이기고 절망하고 타협하며 지난 10년을 살았다. 그리고 지금은 휴전 상태인 '암과의 전쟁'이 사실상 '종전'으로 바뀔 희망에 부풀어 있다. 내년은 재발한 대장암이 5년째 되는 해다. 지난달 주치의가 "이제 1년만 지나면 괜찮을 것 같다"는 말을 했다며 조 씨는 큰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제 막 새로운 전쟁을 시작한 환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묻자 "몸이 아프다고 집에만 있지 말고 바깥으로 나와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며 소통을 해야 한다"며 "암에 걸렸다고 해서 다 죽지는 않듯, 살려고 하는 의지를 가지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요즘에는 남편에게 이런 말을 해요. 사는 게 너무 재미있고 행복하다고. 이대로 10년만 살았으면 좋겠다고. 그러면 남편이 그러죠. '이 사람아, 당신은 벽에 똥칠할 때까지 살 수 있어'라고. 하하. 두려워하지도 말고 포기하지도 마세요. 그렇게 암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싸우다보면 어느새 내 몸을 감싸던 두려움이란 놈이 희망으로 바뀌어 가는 신비한 순간을 만나게 될 거예요."




박혜정 기자 park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