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전 삼성 투수 박충식이 중책을 짊어졌다. 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 사무총장직을 직무대행 형태로 수행한다.
선수협은 20일 성남 사무실에서 임시 이사회를 열고 사무총장 직무대행에 만장일치로 박충식을 추대했다. 박충식은 내년 1월 5일 임시총회에서 정식 승인을 받기 전까지 업무를 담당할 예정이다.
선수협은 지난 9일 열린 11차 정기 총회에서 변화의 새 바람을 맞았다. 선수들의 직접 투표로 박재홍 제 7대 선수협 회장을 선출했다. 그는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협회가 발전과 후퇴를 반복하다 과도기를 맞았다. 공정하고 투명한 조직을 만들겠다”라고 공언했다. 그 첫 행보는 전 사무총장 권시형 씨의 해임이었다. 선수협은 지난 16일 “임시이사회를 거쳐 배임수재 및 횡령 등의 혐의로 형사사건에 연루된 사무총장 권 씨에 대한 해임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라고 발표했다. 박재홍의 회장직은 2012년 1월 1일부터 시작된다. 다소 다급한 움직임에 한 야구 관계자는 “정상적인 인수인계가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이었다”라며 “8개 구단 대표 모두 칼을 꺼내들 수밖에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권 씨는 지난 4월 온라인게임 개발업체로부터 선수들의 초상권 독점 사용과 관련한 청탁과 함께 25억 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박충식은 사실상 예견됐던 공석의 새 주인이 됐다. 직무대행 자격이지만 여느 때보다 임무는 막중하다. 선수들의 권익 신장은 물론 실추된 협회 이미지를 개선해나가야 한다. 선수협의 힘과 재정은 아직 미국, 일본의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이에 박충식은 20일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저를 뽑은 데엔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내가 할 일에 대해 고민해보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깨끗하고 투명한 선수협회를 만드는 게 소신이다. 그것만큼은 지키겠다”라고 다짐했다. 1993년 삼성을 통해 프로무대를 밟은 박충식은 KIA에서 2002년 은퇴할 때까지 77승 44패 30세이브 13홀드 평균자책점 3.07의 성적을 남겼다. 2003년 호주로 넘어가 개인 사업에 매진한 그는 최근 귀국해 다문화 야구단 ‘멘토리’의 감독으로 일했다. 사무총장 직무대행 추대로 당분간 감독직은 내려놓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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