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빼닮은 호쾌한 성격
중국도 후계체제 일단 인정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사망하면서 후계자인 20대의 아들 김정은에게 전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정은은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자 인민군 대장이다.
김정은은 지난해 9월 28일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공개 석상에 처음 등장하며 후계자로 지위를 굳히기 전까지 특별히 알려진 것이 없는 셋째 아들이었다. 그는 2004년 사망한 김 위원장의 두 번째 부인 고영희의 아들로 알려져 있다. 배다른 맏형인 김정남이 2001년 일본에 불법 입국해 후계자에서 밀려나고, 형 김정철까지 제외되면서 김정은이 후계자로 낙점됐다.
그의 과거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별로 없지만 어릴적 교육은 고모부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이 담당했다고 전해진다.
김정은은 1993년 여름부터 2000년 가을까지 프랑스와 스위스 베른 공립학교에서 '박운'이란 가명으로 유학했다. 미 프로농구(NBA)를 좋아하며 수학을 잘했고, 영어ㆍ독일어 등 외국어도 제법 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유학시절 평범한 10대의 모습이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유학에서 돌아온 직후 2002년부터 2007년 4월까지 김일성군사종합대학 특설반을 수료한 것이 김정은의 유일한 군사부문 경력이다. 젊은 나이와 짧은 후계수업 기간 탓에 김정은 후계체제의 불안정성은 늘 도마에 올랐다.
김정은은 후계로 나선 뒤 1년 동안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 152회 중에 약 100회를 따라다니며 단기속성식 후계수업을 받았다. 일선 학교에 김정은 선전자료가 배포되고 북한 곳곳에 현수막이나 포스터 등을 부착하면서 우상화 작업도 빠르게 진행되었다. 지난달에는 중국으로부터 후계체제를 인정받기 위해 김정일 위원장의 중국 방문길에 김정은을 동행시키기도 했다.
11년간 김 위원장의 전속 요리사를 지낸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는 저서 <김정일의 요리사>에서 "김정은은 10대에도 술ㆍ담배를 하는 등 거침없는 성격에다 승부욕 또한 남달랐다"고 묘사했다. 통솔력 있고 호쾌한 성격, 김일성 전 주석을 빼닮은 외모 등으로 김 위원장의 사랑을 독차지했고, 평소 선군정치의 계승을 주장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은 조선중앙TV가 발표한 국가장의위원회에 232명 중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리면서 후계자 지위를 재확인했다. 중국도 조전을 통해 "김정은 동지 영도하에 사회주의 강성대국 건설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김정은 체제를 인정하는 모양새다.
김정은의 후계체제가 안정될 경우 북한은 김일성에서 김정일, 김정은으로 권력을 '3대 세습'하게 된다.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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