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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사망] 미궁에 빠진 北경제… 개혁·개방 '일시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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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이며 억압적인 구조로 평가받는 북한 경제의 개혁·개방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후계자 김정은의 권력승계가 순조로울 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대외적 불확실성 역시 더욱 커졌다고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올해 초부터 한반도문제 전문가들은 오랫동안 경제 개혁과 개방에 반대해 온 김 위원장이 조금씩 변화를 받아들이려는 듯한 움직임이 보인다는 관측을 내놓았다. 김 위원장은 최근 몇 년간 중국 방문길에 오를 때마다 중국의 주요 대도시와 산업시설을 시찰했으며 30년 동안 중국의 시장경제 도입 과정과 눈부신 경제발전을 지켜봤다. 또 올해 8월 10년만에 이루어진 러시아 방문에서 김 위원장은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만나 러시아와 남북한을 잇는 3국간 가스관 연결사업을 논의했다. 그러나 이러한 진전이 모두 김 위원장의 사망과 함께 ‘일시정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김 위원장의 사망을 불과 며칠 앞두고 미국 정가에서는 북한이 식량 등 경제지원을 받는 대가로 핵프로그램을 포기하는 내용을 북미 양국이 합의했으며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는 설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갑작스런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외교가 관계자들의 낙관적 기대는 일단 뒤로 미뤄지게 됐다.


일단 전문가들은 김정은 체제가 들어서기까지 급격한 경제적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방태섭 수석연구원은 “앞으로 1~2년간 북한 지도부의 권력이동 과정을 면밀히 지켜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지금 북한 정권은 경제발전 등을 생각할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대외 무역규모는 매우 미미한 수준이며 산업기반시설도 일제 통치 당시의 유물이거나 옛 소련의 원조 아래 지어진 것으로 대부분 크게 낙후되어 있다. 때문에 경제 기반을 유지하기 위해 대부분을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이나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국경에서 제한적으로 이루어지는 무역과 한국 기업들이 들어가 있는 개성공단 정도가 특기할 만한 경제활동이다.


북한 경제의 실상을 알 수 있는 정확한 수치 역시 북한 정부가 산업활동 기초자료를 대외에 공개하지 않아 거의 파악된 것이 없다. 미 중앙정보국(CIA)이 지난 1999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요청에 따라 실시한 분석에 따르면 북한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400억 달러로 당시 남한 GDP의 5% 이하, 미국 뉴욕주 올버니(Albany)시의 GDP와 같은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은행은 1991년부터 정부와 유관기관들의 자료를 종합해 북한의 경제성장률을 추정하고 있으며, 지난해 -0.5%로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으로 추산했다. 한은이 추정한 북한 경제성장률은 2006년과 2007년에 각각 -1.0%와 -1.2%, 2008년에 3.1%로 반짝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뒤 2009년 다시 -0.9%로 내려앉았다.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북한은 최악의 기근을 겪었으며 수백만의 아사자가 발생하고 탈북자들이 줄을 이었다. 2009년에 있었던 화폐개혁의 실패는 그나마 민간영역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났던 초보적인 시장경제구조마저 완전히 무너뜨렸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모아둔 저축마저 한번에 잃게 된 주민들이 집단적으로 체제에 저항하는 드문 사례까지 있었다.


전임 정부와 달리 햇볕정책 등 대북 화해협력정책을 폐기한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남북간 경제적 협력도 중단되면서 북한의 중국 의존도는 더욱 커졌다. 중국은 북한 내 광산 등 주요 자연자원 개발 이권을 독차지하고 있다. 션 코크런 CLSA증권 아시아태평양시장 연구책임자는 “중국은 북한을 지원하기 위한 금전적 지출을 더 늘릴 것이며 이를 통해 북한의 대중 경제적 종속도를 더욱 높이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북한 지도부가 권력이동에 실패하고 체제 붕괴로 이어질 경우 그 충격은 남북한을 넘어 동아시아 전체에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제사회의 어느 쪽도 불확실성과 경제적 부담을 지려 하지 않을 것이기에 공은 궁극적으로 한국에 넘어올 수밖에 없으며, 이 경우 한국이 짊어질 할 통일 비용은 30년 동안 5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김영식 기자 gr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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