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한반도 정세의 변화에 대해 세계 각국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유일한 군사적, 정치적, 경제적 지원국인 중국의 입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으로 '형제 국가' 중국이 새로운 도전과 기회에 직면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중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경제성장 둔화를 겪고 있고 내년 최고 지도부 교체를 앞두고 있는 중국이 오랫동안 유지했던 북한 지지 입장을 이번 김정일 위원장 사망으로 갑자기 바꿀 것 같지는 않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중국 정부가 김정은 체제를 정치적으로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공통된 견해다. 중국은 권력다툼으로 인한 '불똥'이 중국에 튀지를 않기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순조로운 권력 이양을 지원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2년도 채 안된 짧은 기간의 후계자 수업을 받았다는 점을 감안해 중국 정부가 북한에서 그의 입지가 흔들리지 않을 수 있도록 경제적 지원을 쏟아 부을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이 우려하는 '불똥'은 기반이 약한 김정은 체제가 흔들려 북한에 정치적, 경제적 붕괴가 동반될 경우 수많은 난민들이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넘어올 수 있다는데 있다. 게다가 중국은 북한의 불안정한 상황이 한반도 정세에까지 영향을 미칠 경우 아시아 지역에 대한 미국의 힘이 커져 미-중 양국 간 대립이 더 팽팽해 질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김 위원장의 사망이 새로운 리더십 출현과 함께 북한의 시장 개혁, 국제 사회의 고립 탈출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은 중국에 기회로 여겨진다.
WSJ은 중국 정부가 김 위원장이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시장 지향적 경제 개혁을 '포스트 김정일 시대'에서 이룰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펑 베이징대 교수는 "북한에 새로운 지도자가 탄생한 만큼, 중국은 북한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것은 북한으로서도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사망한 후 단기간에 북한은 한국에 군사적 도발을 할 가능성은 적다"면서 "북한이 중국산 J-10 전투기 구입을 희망했지만 중국은 이를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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