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미국 의회가 15일(현지시간) 이란 중앙은행 제재 법안을 채택했다. 이르면 오늘 이란 추가 제재안을 내놓기로 한 정부의 고민이 더 깊어졌다. 정부는 당초 실효성 없는 이란산 석유화학제품 수입 중단으로 '액션'만 취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이젠 비켜갈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날 미 상원을 통과한 법안에는 이란 중앙은행과 거래하는 어떤 경제 주체도 미국 금융기관과 거래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란 중앙은행과 거래하는 모든 외국 금융기관까지 제재하자던 원안보다는 수위가 낮아졌지만, 이란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와 일본, 유럽 각 국의 입장은 상당히 난처해졌다. 대금 치를 방법이 마땅치 않아서다.
이란산 원유는 우리나라 연평균 수입량의 9.6%(77억달러 규모)에 이른다. 정부는 지난해 9월 미국의 요청으로 이란 제재에 동참했지만, 기업은행과 우리은행에 이란 중앙은행 명의로 원화계좌를 만들고, 수출입 대금을 양국이 원화로 맡겨 치를 수 있는 길을 터놨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번에 통과된 법안은 이란 중앙은행과 거래한 금융기관이 상업은행 아닌 정부 소유이고, 원유를 제외한 품목의 결제 대금이 오간 경우, 또 국제사회의 원유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제재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하고 있다"며 "예외 조항을 통해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업은행이나 우리은행을 정부 소유로 볼 수 있는지 논란의 여지가 있는데다 이란과의 금융거래가 사실상 원유 대금 결제를 위한 것이어서 이른바 '뾰족수'를 찾아내는 일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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