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역 위촉되며 경영일선 퇴진
자비로 매월 저축···일정 금액 되면
협회장 타이틀은 유지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지난 13일 상담역으로 위촉되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민계식 현대중공업 전 회장이 자비로 모은 장학금을 모교인 서울대학교에 기탁할 예정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민 전 회장이 모교의 발전에 보탬이 되고 실력있는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수년간 수입의 일정부분을 저축해 장학금을 만들어 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또한 자신의 경험을 전수하기 위한 자리도 만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가 적립하는 장학금 규모는 구체적이진 않지만 10억원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지인들에게만 뜻을 전하며 매우 행복해 했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1942년생으로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한 뒤 1967년 대한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에 설계기사로 입사하며 엔지니어의 삶을 시작한 민 전 회장은 보잉사와 한국선박해양연구소, 대우조선해양을 거쳐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추대로 1990년 현대중공업에 자리를 틀었으며, 2001년 3월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한 뒤 2004년 부회장, 2010년 회장 등을 거쳤다. 그가 대표이사로 부임한 시절 동안 현대중공업은 조선 사업의 세계 1위를 확고히 하는 한편 엔진과 건설장비, 로봇 등으로 사업 다각화에 성공했다. 지난해부터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적극 추진해왔다.
매일 새벽 6시에 출근해 저녁 12시 또는 다음날 새벽 2시에 퇴근하는 일상으로 유명한 그는 300여개의 보유 특허중 제품화에 성공해 정부로부터 세계일류상품으로 인정받은 비중이 5%에 달할 만큼 연구·개발에 많은 힘을 쏟았다.
한편, 현대중공업의 경우 상담역으로 위촉되면 통상 1년여간 활동하며 일정액의 보수도 제공한다. 단, 사무실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대신 민 전 회장은 자신의 회장을 맡고 있는 한국태양광산업협회 및 한국로봇산업협회 활동은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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