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無名, 너도 가수냐..有名, 너만 가수냐

시계아이콘01분 50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새로운 가능성 막아버린 '나가수' 논란 들여다보니

[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 박은희 기자]'도대체 왜 저런 무명 가수가 이 프로그램에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보기 싫네요.'


가수 경연 프로그램인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를 꼬박꼬박 챙겨본다는 한 네티즌이 인터넷에 올린 글이다. 최근 '나가수'에 출연하고 있는 '무명' 가수 적우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왜 이름도 없는 가수가 '나가수'에 나오게 된 것인지 의심스럽다는 목소리부터, 무명 가수는 '나가수'에 나올 자격이 없다는 얘기까지 들려온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런 '마녀사냥'식 논란을 두고, 일각에선 '무명이란 이유만으로 비난하는 건 새로운 가능성이 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아예 막는 대중의 횡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논란은 '나가수'가 방송된 지난 11일 이후 불거졌다. 이날 방송에서 적우는 록그룹 산울림이 작곡한 김완선의 '나 홀로 뜰 앞에서'를 불렀다. 경연 직후 '가수의 단점을 보완하지 못한 편곡'이었다는 자문위원단의 혹평이 나왔고 그 뒤 인터넷에 '음정이 불안했다' '검증도 되지 않은 무명가수가 왜 이런 프로그램에 나왔느냐'는 비난성 댓글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심지어 적우가 외압으로 부당하게 프로그램에 합류했다는 의혹까지 흘러나왔다. 논란은 아직까지도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문제는 적우의 '외압설'에 타당한 근거가 없다는 것과 그가 무명이고 이번 경연에서 안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점만으로 이 같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나가수'를 연출하는 신정수 PD는 13일 "'나가수'라는 프로그램의 취지는 대중적인 가수들의 노래를 선보이는 것에만 있는 게 아니라 노래 실력에 비해 아직 잘 안 알려진 가수를 소개하는 데에도 있다"는 말로 제작진의 입장을 전했다. 그는 꾸준히 제기되는 '외압설'에 대해서도 "근거 없는 얘기"라고 선을 그었다.


'나가수'의 '무명' 논란을 지켜본 학자들은 "이번 현상은 우리 사회의 그릇된 대중심리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며 우려를 표했다.


정동우 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장은 "'나가수'에 출연한 적우가 무명 가수라는 이유로 비판을 받는 건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유명하지 않다고 해서 폄하하고 비판을 하는 건 분명 잘못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유홍식 중앙대 신문방송학부 교수도 같은 입장을 보였다. 유 교수는 "적우를 무명 가수라고 비판하는 건 우리 사회가 새로운 가능성이나 가치를 발굴할 수 있는 기회를 사장해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나가수'뿐만 아니라 다른 경연 프로그램들도 모두 기성 가수들의 경연장으로만 남아선 안되고 새로운 사람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 자리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가능성과 기회를 주는 사회적 분위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새로운 사람에게 기회를 안 주려는 현상에 대해선 '원래 대중심리가 그렇다'는 해석도 있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나가수'의 무명 논란은 명품 브랜드 가방을 사면 비싸도 잘 샀다고 생각하지만 비싼데 이름은 안 알려진 브랜드 가방을 사고선 과연 내가 잘 샀는지 의구심을 갖는 '대중심리'와 같은 것"이라며 "한국 사람들은 자신의 선택이나 결정에 대해 스스로 뚜렷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기보다는 남들이 좋다고 생각하는 걸 따르고 싶어 하는 심리가 있다"고 분석했다. 브랜드를 중요하게 여기고 일반 거래에서도 '대기업이기 때문에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한국 사회의 특수성이라는 것이다.


물론 '나가수'의 무명 논란이 우리 사회의 새로운 가능성을 없앤다는 의견과 정반대인 목소리도 있다. '나가수'의 시청자인 김모(30)씨는 "'나가수'를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이미 검증을 받은 기성 가수들의 노래를 듣고 싶다는 것"이라며 "무명 가수의 출연이 결정되면서 '나가수'에 대한 흥미가 떨어진 게 사실"이라고 했다.


'나가수'의 또 다른 시청자인 정모(30)씨는 "적우를 비판하는 건 무명이라는 데만 이유가 있는 건 아니다"라며 "최근 경연에서 분명 논란이 될 만한 노래 실력을 보였기 때문에 지금 같은 비판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성정은 기자 jeun@
박은희 기자 lomoreal@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