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소송 준비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분식회계로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신텍 개인 투자자들이 집단행동을 준비하고 있다.
‘신텍 개미주주 모임’의 대표는 12일 “상장폐지로 피해가 확정된다면 당연히 신텍에 손해배상을 청구하겠지만, 2006년부터 꾸준히 감사를 진행하면서 적정의견을 냈던 삼일회계법인도 최우선 소송대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주들은 현재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에 카페를 만들어 의견을 모으고 있으며, ‘으라차차’라는 닉네임을 쓰는 주주가 대표를 맡고 있다. 카페 회원수는 12일 기준 611명이다. 카페에 따르면 이중 약 300여명의 확인된 보유주식수만 70만주(133억원 수준) 이상이고, 5만주를 보유하고 있는 주주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주대표는 “전문가 집단이 약 6년간 감사를 진행하면서 분식회계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제품이 몇 십개 밖에 안 되는 회사의 매출채권을 제대로 분석 못한 것은 부실감사라고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텍과 비슷한 업종의 플랜트업체에서 재무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감독원은 조만간 신텍의 회계과정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한국거래소에서 통보가 오는 대로 감리에 착수할 예정”이라면서 “회사의 회계처리 위반경위를 파악하고, 감사인의 감사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여부도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감리는 2~3개월이 소요될 예정이며, 소송이 진행된다면 감리결과는 참고자료로 재판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정도삼 삼일회계법인 부대표는 이에 대해 “의도적으로 부실감사를 한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감사한 자료가 다 있기 때문에 감사 과정에서 얼마만큼의 과실을 범했는지는 금감원 감리 등에서 확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기존 투자자의 보호를 위해서는 신텍이 개선기간을 부여받고 상장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삼성중공업으로의 피인수 소식으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던 신텍은 지난 9월 갑작스레 분식회계설이 불거진 뒤 재감사 과정에서 문제가 확인됐다. 상장신청을 위해 제출했던 2008년도 재무제표에서 이상이 발견된 것. 결국 상장신청서류를 허위기재한 혐의로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된 신텍은 지난 7일 상장폐지 통보를 받았다. 이처럼 상장당시 신청서류의 허위기재로 상장폐지가 결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주모임을 이끌고 있는 다른 관계자는 “카페 회원들 대부분은 신텍이 우량기업부에 속해있고, 매년 적정의견을 받은 데다 삼성중공업이라는 대기업이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는 점을 믿고 투자한 장기투자자들”이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다만 “아직 이의신청과 개선기간 부여 가능성이 남아있는 만큼, 우선은 상장을 유지토록 하는데 힘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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