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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도 28년 걸린 주식양도세, 도입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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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최근 정치권에서 제기된 ‘주식양도세 도입 논란’에 대해 경제계가 신중한 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 일본은 도입기간만 28년이 걸렸고, 대만은 도입 1년만에 철회를 선언했기 때문이란 주장이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는 11일 “주식양도차익 과세의 성급한 도입은 주식시장을 위축시켜 기업의 자금 조달을 어렵게 하고 투자자들에게도 혼란을 줄 수 있다”며 장기간에 걸쳐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의 건의문을 국회와 주요 정당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는 비상장주식 양도차익에 대해서는 과세하고 있지만 상장주식은 대주주 거래 및 소액주주의 장외거래에 대해서만 과세가 이루어지고 있다. 대신 모든 주식 거래에 대해 양도가액을 기준으로 증권거래세를 과세하고 있는데 상장주식의 경우 0.3%, 비상장주식의 경우 0.5%의 세율이 적용된다.


건의문은 “유럽재정위기,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등으로 주식시장이 불안한 시점에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갑작스런 과세는 주식시장을 위축시키는 결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성급한 과세 도입으로 주가 폭락과 투자자 혼란을 경험한 후 제도시행 1년 만에 결국 철회한 대만 사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만은 주식거래에 대해 우리나라와 같이 거래세 제도를 운영하다가 1989년부터 주식양도소득세제로 전환했으나 주가폭락, 다수 투자자들의 손실 신고 등으로 1990년부터 다시 소득세 과세를 철회하고 현재까지 주식 거래에 대해 증권거래세를 과세하고 있다.


또한 대만 정부는 사전 홍보 없이 제도 시행 3개월 전 과세방안을 발표했는데 이후 한달 동안 주가가 30% 폭락하고, 상당수 투자자들이 제도시행 후 주식양도 손실을 신고하는 등의 사태가 벌어졌다.

대한상의는 “성급한 제도변화를 꾀했던 대만과 달리 일본은 수십년에 걸쳐 점진적 과세를 추진함으로써 비교적 성공적으로 거래세 제도에서 주식양도소득세제로 전환했다”면서 “우리도 일본과 같이 장기적이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주식양도차익에 대해 비과세하다가 1961년부터 일부 대량거래에 대해 소득세를 과세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1987년까지 비과세 범위를 점진적으로 축소한 후 1989년부터 모든 주식의 양도차익에 대해 과세하기 시작했다. 도입기간으로 28년이 걸린 셈이다.


또한 1989년 전면 과세 이후에도 2003년까지는 납세자 스스로가 양도차익에 대해 신고하는 ‘신고분리과세’ 대신 양도가액의 일정비율을 소득으로 간주해 일정 세율로 원천징수과세하는 ‘원천분리과세’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원천분리과세는 실질적으로 거래세를 부과하는 것과 유사하므로 제도 변화로 인한 납세자들의 혼란과 불편함을 최소화했던 것이다.


건의문은 해당 과세로 인한 세수효과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주식양도소득세를 과세한다 해도 양도손실 이월공제, 거래세 폐지, 증시침체기 등을 고려하면 세수 효과는 미미할 것이란 주장이다. 미국과 영국처럼 주식양도 손실의 이월공제를 장기간 허용해 줘야 하고 이중과세 방지를 위해서도 증권거래세 폐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건의문은 양도소득세의 경우 시황에 따라 세수 변동성이 크지만 거래세의 경우 매매손익과 관계없이 양도가액을 기준으로 부과되므로 오히려 더 안정적 세수 확보 수단일 수도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국내 GDP 대비 시가총액, 경제인구 대비 투자자 수 등 자본시장의 성숙도와 경제력, 공평과세 원칙 등을 고려했을 때 상장주식 양도차익 과세는 장기적인 검토사항이며, 관련 분야 전문가의 의견도 충분히 수렴해야 한다”며 “특히 과세 도입 시 주식시장 위축, 징수 비용·행정부담 급증, 복잡한 양도손실 처리 문제, 미미한 세수 증대 효과, 소액투자자들의 반발 등의 우려에 대해 충분한 논의와 대책 마련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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