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9일 오후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홍 대표는 이날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따른 10.26 서울시장 재보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디도스 공격 파문 등에 대해 "제 부덕의 소치"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집권여당의 대표로 혼란을 막고자 재창당 수준으로 당을 쇄신하고 내부를 정리하고 사퇴하고자한 뜻을 기득권 지키기로 매도되는 것을 보고 더이상 이 자리가 무의미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더 이상 무의미한 당내 계파투쟁과 권력투쟁은 없어야 한다"며 "힘을 합쳐야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러분의 뜻을 받들지 못하고 대표직을 사퇴하는 것을 용서해 달라"며 평당원으로 돌아가 대한민국과 한당 발전의 밀알이 돼야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그동안 대한민국의 서민대표로 서민의 애환을 살피고, 반값 아파트 정책과 국조법 개정 등 획기적인 개혁정책을 내놓았다"며 "한당에서 유일하게 혁신에 성공한 현 당헌을 만들었고 개혁에 앞장서왔다"고도 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질의응답 없이 곧바로 기자실을 떠났다. 그는 향후 지도체제를 묻는 기자들에게 "당헌당규를 떠나면 된다"고 말했다. 이날 사퇴에 대해 "박근혜 전 대표와 이야기 했느냐"는 질문에는 "저는 한나라당 대표"라고 일축했다.
홍 대표는 지난 10.26 서울시장 재보선 패배 이후 사퇴 요구에 직면했지만, 지난달 30일 의원총회에서 "대다수가 원하면 그만 두겠다"는 승부수로 재신임 받았다.
그러나 남경필·유승민·원희룡 최고위원이 지난 8일 홍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며 동반사퇴하면서 사실상 식물대표가 됐고, 전날 자신이 제안한 쇄신안에 대한 당내 비판이 고조되자 이날 사퇴를 결정하게 됐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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