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프론에 투자 300% 수익
[아시아경제 천우진 기자] 대웅제약이 치매·신경병성통증 치료제 개발사인 메디프론디비티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해 3년간 약 300%의 수익을 올렸다. 공동연구 협약을 맺으며 투자한 증권이 급등한 덕에 연구 성과 외에 적지않은 투자이익까지 덤으로 챙겼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6일까지 메디프론의 주식 113만6363주(지분율 5.10%)를 평균단가 9559원에 매각했다. 3년 전 받은 BW물량을 여러 차례 나눠 전량 매각한 대웅제약은 35억원의 투자금이 135억원으로 돌아왔다.
지난 2008년 11월21일 대웅제약은 메디프론이 발행한 BW에 35억원 규모를 투자했다. BW는 권리행사기간 2009년 11월21일~2011년 11월21일에 만기이자율 8%, 행사가액은 1540원의 조건으로 발행됐다. BW 인수는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위해 이뤄졌다.
당시 메디프론은 중추신경계 신약개발 역량을 보유했지만 뚜렷한 수익원이 없었다. 2008년 연간 매출은 89억원에 불과했고 영업적자와 순손실은 각각 14억원, 74억원에 달했다. 주가는 1500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난 2009년 12월 BW의 권리행사가 가능해지자 대웅제약은 전체 물량의 절반을 보통주로 바꿔 113만6363주를 확보했다. 다음 해 6월에는 이 지분을 평단가 3580원에 팔았다. 주당 1540원에 전환한 것을 고려하면 17억5000만원이 40억8000만원으로 늘어난 셈이다.
남은 상환물량을 계속 갖고 있던 대웅제약은 또 한 번의 기회를 맞았다. 올 하반기 들어 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열기가 뜨겁게 달아올랐기 때문이다. 때마침 정부에서 노인성치매에 대한 복지정책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자 9월 중순 5000원대 후반이던 메디프론의 주가는 11월15일 장중 1만1300원까지 치솟았다.
113만6363주의 전환물량을 보유하고 있던 대웅제약은 최근 한 달간 남은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BW 물량을 전부 정리한 대웅제약은 3년 만에 100억원의 순 투자 수익을 거뒀다.
이 같은 차익실현을 놓고 양사의 공동 연구개발에 이상이 생긴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지만 대웅제약 측은 강력히 부인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주가급등에 따라 지분을 매각했을 뿐”이라며 “최근에는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치료제(DWP09031)가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임상1상 승인을 받았다. 메디프론과의 연구 협력관계는 변함없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우진 기자 endorphin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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