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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m 치솟아 시속 250km로 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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떴다 스마트무인기 3회

[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지난 1일 전남 고흥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항공센터. 스마트무인기 개발을 이끌어 온 김재무 스마트무인기기술개발사업단장을 비롯한 연구진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2002년부터 10년간 개발해 온 스마트무인기를 최초로 공개하는 날이다.


 "미국이 틸트로터형 항공기 'V-22 오스프리(osprey)'를 실전 배치한 게 2007년의 일입니다. 기술 개발은 1950년대부터 이뤄졌고요. 반면 우리는 10년 안에 틸트로터형 무인기를 개발하겠다는 도전장을 내서 오늘에 이르게 됐습니다." 김 단장의 자축이다.

 "원 궤적을 돌면서 고도 400미터까지 올리고, 400미터에 도달하면 남쪽으로 직선비행하면서 시속 250km까지 가속합니다."


원래 사업단은 스마트무인기의 비행을 직접 시연할 계획이었으나 비가 내려 영상으로 대체됐다. 이륙한 스마트무인기가 가속 비행하고, 감시기로 지상의 표적을 촬영하는 장면까지 차례로 보여준다.

 수직으로 떠오른 스마트무인기가 날개 끝의 로터를 0도까지 눕혀 날아가는 천이비행에 성공했을 때 지켜보던 참가자들은 모두 박수를 쳤다. 개발 최대 관문으로 꼽혀왔던 천이비행이다. 비행기가 무사히 착륙하자 다시 한 번 박수가 터졌다. 2007년과 2008년 실물의 40% 크기인 축소기로 공개 비행 시연을 한 후 드디어 내 보이는 성과다.

400m 치솟아 시속 250km로 슝~ 실물기 시험은 추락 방지를 위해 안전줄에 묶고 비행 상태를 점검하는 과정을 거쳤다. 사진은 회전날개가 완전히 눕혀지기 전 90도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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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마트무인기 개발 사업은 세계적 무인기 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2002년부터 국가적 장기 프로젝트로 추진돼왔다. 항우연뿐만 아니라 한국항공우주산업, LIG 넥스원, 휴니드테크놀러지스 등 20개 내외의 국내 업체와 해외 업체가 참여해 자동비행제어시스템 등 대부분의 품목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는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틸트로터 항공기 개발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사람이 타지 않는 무인 틸트로터 항공기로서는 유일하다.


 지난 10년간의 개발 과정은 지난했다. "2002년도에 처음 시작했을 땐 도대체 이걸 날려 본 사람도 없고 구경한 사람도 없고,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물리적인 감각이 전혀 없는 상태였죠." 사업단의 구삼옥 무인체계팀장이 개발 '역사'를 설명했다. "아주 말도 안 되는 비행기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30% 크기 모델을 만드는 것에서 출발했다. 모형항공기 로터와 부품을 사서 모형항공기 전문가가 날릴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자는 목표였다. 무인항공기로서 비행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40% 모델부터다. 이 때부터는 모형항공기 부품을 쓸 수 없었다. 부품을 직접 다 만들어야 했다. 2006년부터 축소기에 비행제어컴퓨터를 싣고 무인기로서 자동비행을 할 수 있는 정도까지 도달한다.


 난관은 천이비행이었다. 구 팀장은 비행기 끝에 달려 있는 로터가 90도일땐 완전한 헬리콥터이고 0도면 비행기"라며 "0도와 90도 사이는 알려진 바가 적었다"고 말했다. 틸트로터 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미국의 벨 헬리콥터와의 공동 개발도 중단된 상태였다. "0도와 90도의 중간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많았습니다."


 사람이 직접 타서 조종하는 게 아니라 무인제어시스템을 통해 천이비행에 성공해야 했다. 비행제어시스템의 소프트웨어 한 줄만 바꿔도 무인기는 추락한다. 특히 로터가 20도 근방까지 접혔을 때 심한 추락을 겪었다.


 "2007년도 9월달에 처음으로 20도 근방에 도달해서 굉장히 좋아했었어요. 제어담당 연구원이 드디어 22도를 찍었다고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기념촬영까지 했었는데, 21도에서 두 번이나 떨어졌죠." 21도까지 닿았을 때 틸트로터 항공기의 단점으로 꼽혀오는 로터실속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뜨는 힘(양력)을 잃은 비행기가 빙글빙글 돌며 떨어져 버린다. "항공센터 앞 담수호에 아직도 2대가 빠져 있어요." 구 팀장은 "우린 그 때 21도짜리 술도 안 마시고 감자탕도 맹물이랑 먹었다"며 농담을 던졌다. 고생 끝에 드디어 천이비행에 성공한 것은 몇 달 후인 2008년 상반기의 일이었다. 축소기로 자신감을 키운 개발진은 본격적으로 비행제어소프트를 실은 실물기 제작에 들어갔다.


 실물기는 축소기와 달리 추락 부담이 크다. 크레인에 줄로 묶어 제자리비행을 시키며 안전성을 확인했다. 축소기의 추락 경험을 살려 탑재 소프트웨어를 한 줄 바꿀 때마다 제자리비행으로 상태를 살폈다. 구 팀장은 "회전익 모드 시험 이후 올해 2월부터 줄을 떼고 실물기로 진짜 비행에 들어갔다"며 "첫 천이비행에 성공한 것은 올해 10월 7일"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항우연이 운용중인 실물기는 모두 3대다. 1호와 2호는 회전익부터 천이비행의 주요 과정을 다 거쳤으며, 3호기도 내년 3월 사업 종료를 앞두고 곧 실제 비행에 들어간다. 속도를 500킬로미터까지 올리고, 비행 고도를 5킬로미터까지 확보하는 것이 남은 목표다. 김 단장은 "여러 기술 중 항공기에 부딪히지 않는 충돌회피기능을 추가했다"며 "비행통제장비와 영상조종장치 중 한 쪽이 고장날
경우를 대비해 두 장치를 이중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사업단은 내년까지 충돌감지와 회피기술 검증, 최고 속도, 체공 시간등에 관련한 비행 성능 검증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실용화 개발을 위해 국내 기업과 공동으로 60% 내외크기의 무인기를 개발할 계획이다. 국제 협력 가능성도 모색중이다. 미국과 중동 지역의 해외 업체들이 관련 협력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틸트로터 항공기 기술을 유인기 쪽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김 단장은 "유인기 쪽으로는 이탈리아 아구스타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20인승 틸트로터 항공기를 개발하려는 아구스타가 우리나라의 틸트로터 기술을 인정해 지난해 12월 항우연을 방문하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김수진 기자 s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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