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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날씨경영, 선택 아닌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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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날씨경영, 선택 아닌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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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상이변이 심상치 않다. 11월 초 이상 고온이 며칠 동안 이어지는 바람에 곶감을 만들려고 매달아 놓은 감 상당수가 물러 떨어져 많은 농가가 피해를 보더니, 11월 하순 강원도에는 11월 관측 사상 전례에 없던 50㎝ 이상의 폭설이 내렸다. 이는 1984년 이후 27년 만에 가장 많은 양의 눈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9월15일에는 전력수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전국에 정전이 발생해 신호등과 교통신호 장치가 작동되지 않아 교통이 마비되었고, 군사시설까지 피해를 입어 그야말로 국가적인 혼란에 빠졌다. 이는 늦더위로 인해 실제보다 예상 수요가 커서 발생한 것으로 전력소비와 기온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와 기상이변은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이슈다. 이는 인간과 자연, 그리고 환경뿐만 아니라 사회ㆍ경제적 활동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00년간 전 지구의 평균기온은 0.74도 상승했고, 우리나라는 1.7도나 올랐다. 집중호우의 발생도 1970년대와 비교해 2배 정도 증가해 지난 10년간 경제적 손실액은 1970년대에 비해 약 22배인 22조3000억원으로 늘어났다.

날씨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이렇듯 기상정보의 중요성은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 기상정보를 활용한 날씨경영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A보험회사의 날씨 경영 사례가 대표적이다. A사는 자동차 사고를 줄이기 위한 캠페인으로 고객들에게 기상정보를 문자메시지로 서비스했다. 7개월간의 서비스를 통해 약 250건의 교통사고를 줄였으며, 시행 이후 사고율이 10.7% 줄어드는 등 사회적 비용 51억원을 줄이는 효과를 얻었다. 레저기업인 B사는 5개의 골프장에 자동기상관측 장비와 기상정보를 활용한 잔디관리 예보시스템을 활용해 올해 상반기에만 농약 살포 횟수를 29.4% 감소시켜 10억원을 절감했다.


날씨경영은 이런 사례에서 보듯, 날씨 예측정보를 기업경영에 접목시키는 것으로 경영에 필요한 의사결정 단계에서 날씨의 영향을 고려하거나 적극 활용함으로써 경영의 효율을 높이는 것을 말한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 전에 날씨정보를 기업경영에 활용해 오고 있다.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 K마트의 경우, 기상요인에 따라 제품을 구분해서 관리하고 기상정보를 사전에 확보해 맞춤 배송으로 재고량을 18% 감소시켰다.

이에 기상청은 날씨경영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 날씨경영 세미나와 대한민국 기상정보 대상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해 왔다. 그리고 기상정보를 기업경영에 더욱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날씨경영 인증제도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날씨경영 인증제는 기상정보를 경영활동에 활용해 수익을 내거나 기상재해로부터 안전성을 획득한 기업이나 공공기관에 부여하는 제도다. 인증제를 획득한 기업과 기관은 기상정보를 활용해 불필요한 손실을 줄이고 이익을 창출해 소비자에게 혜택을 돌릴 수 있다.


기상청의 신(新)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르면, 한반도의 기온은 과거보다 4배 이상 빠르게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탓에 날씨경영 역시 이젠 선택이 아닌 필수요소가 됐다. 일부 발 빠른 지자체와 날씨와 밀접한 산업 분야에서는 기상정보를 경영전략에 좀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기상전문 인력 채용을 서두르고 있는 추세다.


'날씨 대책이 기업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다.' 독일의 학자 프리드헴 슈바르츠(Fried-helm Schwarz)는 '날씨가 지배한다'라는 책에서 이렇게 정의했다. 21세기, 기상이변 속에서 치열한 경제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이 시대에 기업과 기관이 날씨경영 인증제를 통해 재해로부터 안전을 도모해 국가 산업 발전과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할 수 있길 기대한다.


박정규 기상청 기상산업정보화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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