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관망세 속 PR 의존도 높아져
[아시아경제 이솔 기자]코스피가 1% 하락하며 1900선을 가까스로 지켜냈다. 외국인과 개인이 '팔자'에 나섰지만 적극적으로 사려는 투자자는 없었다. 프로그램을 통해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그나마 힘이 됐다.
오는 8~9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와 EU 정상회의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선뜻 '사자'에 나서지 않으면서 아시아 주식시장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일본 증시가 1.39%, 대만 증시가 2% 하락 마감했고 홍콩, 중국 주식시장도 내림세다.
간밤 미국 3대 지수는 일제히 올랐다. 다우 지수가 0.65% 오른 것을 비롯해 S&P500과 나스닥은 각각 1.03%, 1.10% 상승했다. 프랑스와 독일 정상들이 만나 유로존의 재정통합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두 나라는 재정기준을 위반하는 유로존 회원국에 제재를 가하는 새로운 EU협약을 제안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가 300억유로 규모 재정긴축안을 발표한 뒤 고공행진을 벌여왔던 이탈리아 국채 10년물 금리가 6%를 하회한 점도 투자심리에 영향을 줬다. 하지만 장 막판 신용평가사 S&P가 유로존 17개 국가 중 15개국을 '부정적 관찰대상'에 올려 두고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상승폭은 줄었다.
6일 코스피는 전날 보다 20.08포인트(1.04%) 내린 1902.82로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은 3억7967만주(이하 잠정치), 거래대금은 4조562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세계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된 주요 이벤트들을 앞두고 S&P의 '등급 하향' 경고가 나오면서 장 초반부터 지수는 약세를 보였다. 갭 하락 출발한 코스피는 점차 낙폭 을 키워가면서 오후 한 때 전일 대비 30.89포인트(1.61%) 내린 1892.01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이틀 연속 '팔자'기조를 이어가면서 지수를 끌어 내렸다. 지수 하락에도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는 투자자가 부재한 탓에 장중 이렇다 할 반등 시도도 나오지 않았다. 외국인은 이날 총 1470억원 상당을 순매도했고 이는 주로 프로그램 비차익거래(-790억원)와 현물 개별 종목(-1260억원)으로 집중됐다. 개인 투자자 역시 1290억원 상당을 순매도했다.
기관 투자자는 총 2680억원 상당을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섰다. 주로 보험(1850억원)과 연기금(320억원), 사모펀드(440억원), 증권(330억원) 창구로 매수세가 들어왔다. 투신(-30억원)과 은행(-230억원)은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보험 창구로 들어온 매수세의 90% 가까이는 프로그램 차익거래 물량(1640억원)으로 나타났다. 다른 기관 투자자에 비해 차익거래 여력이 충분한 보험사들은 전날에도 차익거래를 중심으로 1900억원 상당을 순매수했다. 기타 주체(국가 및 지자체)는 160억원 매수 우위.
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이 2801계약, 기타 법인(자문사 고유자산 및 일반 법인)이 638계약을 순매수했다. 기관과 개인은 각각 2936계약, 335계약 순매도. 외인 매수로 베 이시스가 강세를 보이면서 프로그램 차익거래로는 3470억원의 매수세가 유입됐다. 비차익거래도 340억원 매수 우위.
업종별로도 대부분이 하락 마감했다. 은행(-2.67%)과 증권(-2.24%) 업종의 낙폭이 특히 컸고 전기전자(-1.95%), 화학(-1.73%), 금융(-1.51%), 운수창고(-1.97%), 비금속 광물(-1.49%), 기계(-1.30%) 업종도 하락했다. 음식료(-0.01%), 통신(-0.21%), 보험(-0.27%) 등 내수주는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러브콜이 몰린 운송장비 업종은 0.37% 올랐고 한국가스공사(2.76%)와 한국전력(0.60%)의 선전에 힘입어 전기가스 업종도 0.76%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경우도 내린 종목이 더 많았다. 삼성전자가 전날 보다 2만2000원(2.06%) 내린 104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신한지주(-2.56%)와 하이닉스(-2.15%)의 낙폭도 컸다. KB금융(-1.54%), S-Oil(-1.29%), 포스코(-0.63%), LG화학(-0.71%)도 하락 마감. 현대차(1.35%)와 현대모비스(0.94%), 기아차(0.28%)는 선방했다. 삼성생명(0.23%)과 한국전력(0.60%)도 상승 마감.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상한가 12종목을 포함해 253종목이 오르고 하한가 1종목을 포함해 582종목이 내렸다. 65종목은 보합.
코스닥은 7거래일 만에 하락하며 전날 보다 3.23포인트(0.64%) 떨어진 502.59로 거래를 마쳤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전날 보다 1.4원(0.12%) 오른 1131.2원에 마감됐다.
이솔 기자 pinetre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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