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담빠담> 1회 JTBC 월-화 저녁 8시 45분
노희경 작가와 정우성의 종편 드라마, <빠담빠담… 그와 그녀의 심장박동소리>(이하 <빠담빠담>)는 예상치 못했던 이름들의 기묘한 조합이다. 이른바 ‘종편 연예인’에 대한 반감, 뿌리로 거슬러 올라가면 종편의 모태인 보수 언론사에 대한 불신 역시 노희경 작가의 신작을 기다려 온 시청자 중에서도 적지 않은 이들을 딜레마에 빠뜨렸다. 그러나 플랫폼의 오점과 오류를 잠시나마 잊게 만들 만큼, 드라마는 힘이 세다.
친구의 살인죄를 뒤집어쓴 채 16년 동안 감방 생활을 했고, 두 번이나 목숨을 구해주었던 감방 동기로부터 “생양아치”라는 뒷담화를 듣는 양강칠(정우성)은 세상에 별다른 미련이 없다. 세상과 격리되어 나이 들어버린 남자답게 촌스러운 셔츠에 발목께서 너풀거리는 껑충한 바짓단이 우습고도 안쓰러운 정우성은 어느새 늘어버린 눈가의 주름과 경박한 듯 직설적인 눈빛의 양강칠을 태연스레 소화한다. 짧은 귀휴 동안 지나(한지민)와 그가 세 번이나 마주치는 우연은 지나치게 남발되는 듯하지만 국수(김범)를 포함한 세 남녀의 삼각관계가 아니라 각자 지닌 상처들이 언뜻언뜻 드러나는 방식은 이 ‘인간’들의 다음을, 관계를, 치유를 궁금해 하고 기대하게 한다. 살인 누명을 썼을 때보다 자신을 아끼던 김 교위(윤주상)를 죽음에 이르게 한 실수를 더 가혹하고 고통스럽게 느낄 강칠이 앞으로 이 원죄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지가 중요한 것은 그 때문이다. 강칠의 사형집행과 교통사고가 오버랩 되는 의식불명의 순간, 삶과 죽음의 경계를 매끄럽게 그려낸 김규태 감독의 연출도 기대할 만하다. 다시 말하지만 <빠담빠담>은 ‘종편 드라마’다. 그러나 그 전에 ‘노희경 드라마’고, 모처럼 보는 이에게 유의미한 질문을 던지는 드라마다. 시청률과 수익성만을 편성 기준으로 삼아 온 ‘공영방송’들이 종편을 비난하기 전에,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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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최지은 f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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