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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동산업계 버블 붕괴 움직임..지준율 인하 효과 약해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48초

中, 부동산업계 버블 붕괴 움직임..지준율 인하 효과 약해 부동산가격 등락률 추이(그래프: W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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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유럽 부채위기 확산과 미국 경제성장 둔화로 수출업이 큰 타격을 받은 중국 경제에 부동산 업계에도 버블 붕괴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어 경제 '경착륙'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 보도했다.


네이멍구 자치구 남쪽 도시 어얼둬쓰(鄂爾多斯·Ordos)는 부동산 개발업으로 돈을 번 부자들이 많은 대표적 지역이지만, 최근 개발현장 곳곳에서 건설 장비들이 가동을 멈추고 개발부지가 흉물로 남아있다.

특히 부동산 개발붐과 함께 어얼둬쓰에 들어선 신도시 캉바선신구(康巴什新區)의 최근 모습은 사람이 살지 않는 '유령도시'를 방불케 한다. 중국의 부동산 버블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도시로 전락했다.


부동산업체 헝센부동산의 자오얀안 판매담당자는 "이 지역 사람들 모두가 집 2~3채는 기본으로 가지고 있고 7~8채를 가진 사람들도 많다"면서 "더 이상 수요가 어디에서 나오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어얼둬쓰의 부동산 매매는 거의 실종되다시피 했고, 거래량과 가격은 급락중이다. 어얼둬쓰 지역에서 성행하고 있는 사채업을 통해 높은 금리에 돈을 빌려 부동산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팔리지 않는 부동산과 늘어나는 부채 때문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9월24일에는 어얼둬쓰에서 부동산개발업체 종푸부동산을 운영하던 왕 푸진 사장이 월 3%의 높은 금리에 대출을 받아 부동산시장에 투자했다가 실패해 2억6300만위안(약 4100만달러)의 빚을 남기고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WSJ은 부동산시장에 불고 있는 한파는 어얼둬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중국 중앙은행은 지난 2일 투자와 거래 감소로 부동산 가격이 '전환점'을 맞았다고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


캐피탈 이코노믹스의 마크 윌리암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전역에서 지난 10월 신규주택 착공건수가 거의 늘지 않았다"면서 "주요 부동산업체들은 신규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에 나서기 보다 재고를 없애는 쪽에 운영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시장이 활기를 잃고 있다는 것은 중국 주택 가격이 3개월 연속 하락한 통계에서도 나타났다. 중국 부동산 정보업체 소우펀홀딩스 자료에 따르면 11월 중국 주택가격은 10월 보다 0.28% 하락했다. 주택 가격 하락세가 나타난 도시도 100개 도시 가운데 57개로 절반을 넘어섰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지난달 30일 은행권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씩 전격 인하한 것은 수출 및 부동산 시장의 불황이 중국 경제 전반에 몰고 올 부작용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은행권 예금 가운데 중앙은행에 의무적으로 적립해야 하는 비율이 낮아지면 은행권의 대출 여력은 자연스레 커진다.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는 중국 부동산업계가 지준율 인하 정책이 돈 줄이 꽉 막힌 시장에 새로운 유동성을 불어넣어 줄 수 있을지에 관심을 모으는 이유다.


그러나 중국 내부에서는 지준율 인하가 부동산 가격의 가파른 하락세에 제동을 걸기에는 역부족이라면서 섣부른 기대감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다.


부동산 컨설팅 회사 호프플루언트 그룹의 쉬촹밍 리서치 대표는 "지준율 인하 발표는 긍정적 뉴스지만, 자금조달이 어려운 부동산 개발업계에는 큰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높은 부동산 담보대출 금리 ▲다주택 구매 제한 ▲초기 계약금 현금 지급 비율 상향조정 등 부동산 시장 과열을 식히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 때문에 부동산 거래량과 가격이 모두 떨어지고 있다"면서 "많은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즈호 증권 홍콩 지점의 션젠광 이코노미스트도 "주택 가격은 9월 하락세로 돌아선 후 그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면서 "내년에도 가격 하락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펴고 있는 긴축 정책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전날 밤 중앙은행이 은행권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해 대출 숨통이 트였지만 은행권의 부동산 대출은 완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크레디트스위스 홍콩 지점의 두진송 애널리스트는 중국 전역 주택 가격이 연말까지 10%의 낙폭을 나타내고 2012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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