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일본 기업들의 자본지출이 2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시장 수요가 둔화되는 가운데 3·11 대지진 이후 일본 기업들의 회복세도 정체되고 있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은 2일 일본 기업들의 3분기(7~9월) 자본지출이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9.8% 감소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 전문가 예상치 3.6% 감소와 앞서 2분기 7.8% 감소보다도 더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세계금융위기 이후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던 일본 경제는 3월 대지진·쓰나미와 원전사태, 전력난까지 겹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일본 기업들은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피해를 딛고 일어섰지만 날로 심화되는 유로존 부채위기로 수출시장 수요가 둔화되는 추세인데다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엔화 강세도 수출기업들의 경쟁력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
마쓰오카 노리아키 다이와증권투자신탁 이코노미스트는 “엔고에 따른 기업 실적 부진이 회복세를 더욱 취약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업들은 장기적인 관점의 투자보다는 당장 필요한 것에만 지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생산기지를 국내에서 해외로 이전하겠다고 말하는 점도 신규 국내 투자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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