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준의 고품격 유머칼럼 ②
살다 보면 황당하면서도 분통 터지는 말들을 툭툭 내뱉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다음과 같은 상황에 맞닥뜨렸다고 가정해보자. 당신이 새로 계약을 따낸 거래처 담당자와 회의를 하는데 그가 불쑥 이런 말을 꺼낸다. “당신네 회사 보다 더 좋은 회사에 일을 맡겨야 하는데 잘못 맡긴 것 같다.”
이런 말을 들으면 속으로 끓어오르지만 ‘을’의 입장이라 아무 대꾸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갑’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상대방의 말이 잘못됐다는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하면 좋을까?
종점에서 버스를 탄 한 승객이 운전기사에게 “이 똥차 언제 출발해요?” 하고 묻자 기사가 “똥이 다 차야 출발하지요.” 했다는 얘기처럼 마음 같아서는 “당신들은 얼마나 좋은 회사길래 함부로 입을 놀려?”하면서 자리를 박차고 나오고 싶다. 하지만 가족 생각에 차마 그러지도 못하니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유머의 힘이다.
내 속을 뒤집어 놓은 사람이 ‘갑신기업’ ‘이 과장’이라고 가정해보자. 분노를 삭이면서 이처럼 부드럽게 얘기하면 문제가 의외로 쉽게 풀릴수 있다. “이 과장님께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대한민국에서 우리 회사 보다 더 좋은 회사가 딱 하나 있긴 있습니다.” 이렇게 운을 떼면 상대방은 분명히 “그게 어떤 회사요?”하고 물을 것이다.
이 때 이렇게 대답한다. “바로 갑신기업이지요….” 상대방이 피식 웃거나 어이없는 표정을 짓기만 해도 일단 성공이다. ‘이 바닥에서 (당신네 기업 빼고는)우리 보다 더 좋은 회사는 없다’는 자신감을 유머로 부드럽게 전달했기 때문이다. 아부성 발언이기는 하지만 ‘갑’을 높여주었기 때문에 이 과장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면서도 당당히 할 말을 하지 않았는가. 이게 바로 유머의 힘이요, 비즈니스 처세술이다.
세 명의 사장이 자신들의 고충이 가장 크다고 떠벌렸다.
중국어학원장 : “우리는 하루에도 몇 통씩 꼭 짜장면 배달 전화가 와요.”
건축자재업체 사장 : “우리는 샌드위치 판넬 때문인지 샌드위치 달라는 사람 때문에 골치 아파요.”
세번째 사장이 말했다. “아유 말 마슈. 나는 매일 새벽 뼈해장국 달라고 문 쾅쾅 두드리는 취객들 때문에 미치겠어요.” “뭐 하시는데요?”
“뼈 접골원합니다 ㅎㅎ.”
스포츠드링크회사 세일즈맨이 처음으로 아랍 중동에 파견나갔다가 1년 만에 귀국했다.
친한 친구가 비즈니스가 잘 됐냐고 묻자 그가 설명하기 시작했다.
“응. 중동에 간 첫날 어떻게 우리 회사 음료를 아랍사람들에게 홍보할까 고민하다가 신문광고 아이디어가 떠올랐어. 세 가지 사진으로 구성한 광고였는데 처음 사진은 사막에 지쳐서 쓰러져 있는 사람이고, 두 번째 사진은 우리 회사 에너지 음료를 벌컥벌컥 마시는 장면, 마지막 세 번째는 새롭게 힘이 난 사람이 힘차게 달리는 모습이었지.”
“광고 효과가 있었나?” “쫄딱 망했어.”
“아니 왜? 단순하긴 하지만 꽤 효과가 있었을텐데…” “근데, 아랍인들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더라고….”
A: “빼빼로데이는 과자회사가 과자 팔려고 만든 날이잖아. 집들이 때 세제 사가는 것도 비누회사들이 만든 풍습 아닐까?”
B: “그럼 지갑 선물할 때 빈 지갑으로 안 주고 지폐를 넣어 주는 풍습은 누가 만든거지?”
A: “그건…아마도 한국은행이 만든 거겠지.”
이상준 품위유머닷컴 대표
작가이자 유머강사로 서울고와 서울대 경영학과 및 서울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성공하는 리더를 위한 고품격유머>를 저술, 유치하고 저속한 유머들이 횡행하던 우리 사회에 ‘고품격’ 유머라는 신선한 충격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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