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선물투자 관련 SK그룹 회장 일가의 횡령·배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최재원(48) SK수석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다음달 1일 소환하기로 했다. 검찰은 최 부회장에 이어 형인 최태원(51) SK회장도 조만간 소환할 방침이다.
30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중희 부장검사)는 최 부회장 측에 12월 1일 오전 10시까지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검찰은 앞서 SK계열사 및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등을 상대로 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미 물증을 확보한 만큼 보다 이른 시점에 최 부회장을 부르려 했으나, 검찰 관계자는 “SK측이 소환을 늦춰달라고 요청해 이를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최 회장의 선물투자 자금마련 및 손실 보전 과정에서 이뤄진 SK그룹 계열사의 자금 유용에 최 부회장이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SK그룹 계열사 18곳은 베넥스에 모두 2800억원을 투자했고, 이 중 500억원 가량을 이미 구속된 김준홍(46) 전 베넥스 대표가 차명계좌를 거쳐 최 회장의 선물투자를 담당한 김원홍(50) 전 SK해운 고문에게 건넸다. SK그룹의 베넥스 투자금 중 상당부분은 최 회장 형제의 저축은행 대출에 담보로 제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베넥스는 지난해 5월 최 부회장이 차명보유한 주식을 액면가의 700배로 사들여, 이를 통해 조달된 매각대금 중 180억원 가량이 최 회장의 선물투자에 사용된 정황이 포착됐다.
검찰은 조사를 통해 SK그룹 계열사의 베넥스에 대한 출자 및 최 회장의 선물투자에 투자금이 동원되도록 지시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최 부회장을 횡령 혐의로 처벌하게 된다.
한편, 조사과정에서 베넥스 전·현직 임원의 입을 통해 최 회장의 개입 의혹이 짙게 제기되는 만큼, 검찰은 최 부회장에 이어 형인 최태원 회장도 조만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정준영 기자 foxf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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