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유로존 부채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일본 최대 증권사 노무라가 유로존 재정위기국 자산 익스포저(노출위험도)를 최근 두 달간 75% 줄였다고 29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노무라는 9월 말 기준으로 그리스·아일랜드·이탈리아·포르투갈·스페인 자산 익스포저 규모가 총 35억5000만달러였으나 지난주 24일 기준으로 8억8400만달러까지 줄였다고 밝혔다. 특히 이탈리아의 경우 28억달러에서 83% 줄어든 4억6700만달러로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무라는 “최근 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자 이에 본사의 위험자산 포트폴리오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유럽 5개국에 대한 자산 익스포저를 현격히 줄였다”고 발표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노무라가 시장에서 유로존 위기 등으로 상당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지난달 노무라는 앞서 4억달러로 발표했던 비용절감 계획을 12억달러까지 대폭 확대할 것이라고 발표했고 자본확충을 위해 부동산과 리서치부문을 대형 사모펀드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노무라는 9월 말로 끝나는 회계연도 2분기 실적발표에서 461억엔의 순손실을 냈다. 2009년 3월 이후 2년만의 적자 전환이었다. 올해 들어 주가는 49% 떨어졌으며 시가총액은 1조엔이 넘게 줄었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리먼브러더스의 아시아·유럽지역 사업부를 인수했던 노무라는 해외사업 부문에서 6개 분기 연속 손실을 기록했고 트레이딩·투자은행 부문도 부진했다. 이달 초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실적 부진을 이유로 노무라의 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 직전 수준까지 강등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최대 투자신탁상품 글로벌소버린펀드를 운용하는 고쿠사이투신운용도 벨기에·스페인·이탈리아·프랑스 국채를 전량 매각 처분했다. 고쿠사이투신 관계자는 유로존 국채 문제가 앞으로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됨에 따라 펀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격 변동 위험이 큰 해당 국채 보유분을 매각했다고 밝혔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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