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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그림자>, ‘최완규 월드’의 신형엔진 강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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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그림자>, ‘최완규 월드’의 신형엔진 강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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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그림자> 1회 월-화 MBC 밤 9시 55분
쇼 비즈니스를 배경으로 현대사를 조망하는 <빛과 그림자>는 당초 화려한 볼거리로 시청자들을 압도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러나 예고편을 수놓았던 화려한 무대 구경은 다음 회로 미뤄졌고, 공을 들였음이 분명해 보이는 복식 재현과 미술은 아직 어색해 보였다. 정작 1회에 시대의 공기를 불어 넣은 것은 시청각적 스펙터클이 아니라, 50년 전 이야기를 어제 일처럼 풀어내는 이야기꾼 최완규 작가였다. 최완규 작가는 기방-극장-순양-서울의 순서로 공간을 확장하면서 동시에 서사의 규모도 자연스레 키우는 스토리텔링 기술을 선보이는가 하면, 장동휘, 허장강 같은 당대의 기호들을 능청스레 불러내어 시대 배경을 환기시키며 보는 이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사실 거친 사내들의 욕망에 대해 탐구해 온 최완규 작가에게 <빛과 그림자>의 출발지점인 60년대는 최적의 무대일지 모른다. 군인 출신 정치인 장철환(전광렬)은 보좌관들을 일렬로 세워 ‘조인트’를 까고, 기태(안재욱)와 동철(류담)은 “담배 피우는 여대생이 보이면 ‘싸대기’를 올리겠다”는 말을 농으로 주고받는다. 하지만 <빛과 그림자>가 진짜로 흥미로운 점은 이 야만의 시대에 한량 강기태를 주인공으로 세웠다는 점이다. 지금껏 최완규 작가의 인물들이 부모의 부재(SBS <올인>), 불완전한 출신성분(MBC <주몽>), 지독한 가난(SBS <마이더스>) 등의 트라우마를 동력으로 삼았던 것에 비해, 그늘 없이 자란 부잣집 도련님 기태는 쾌락을 자신의 동력으로 움직인다. 물론 그에게도 친구 수혁(이필모)의 배반과 몰락으로 인한 고난이 예정되어 있지만, 위기를 능청과 임기응변으로 극복하는 낙천적인 인물 강기태는 ‘최완규 월드’에서도, 주인공의 고뇌로 시대의 질곡을 은유하는 시대극에서도 보기 드문 유형의 주인공이다. 능숙한 스토리텔링과 흥미로운 주인공으로 정중동을 맞춰 한 회를 가득 채워 냈으니, 화려한 볼거리는 없어도 이만하면 출중한 오프닝 아닌가.


<10 아시아>와 사전협의 없이 본 기사의 무단 인용이나 도용,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이를 어길 시 민, 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10 아시아 글. 이승한(자유기고가) 외부필자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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