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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버핏세, 전향적으로 검토할 만하다

시계아이콘01분 01초 소요

정치권과 정부 안에서 '버핏세' 도입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의 억만장자인 워런 버핏이 앞장서서 주장했다고 하여 버핏세로 통칭되는 세제개편론은 간단히 말해 최상위 부자와 고소득자들로 하여금 세금을 좀 더 많이 내게 하자는 제안이다. 정치권은 여당 내부에서까지 도입해야 한다는 발언이 나오는 반면 정부는 반대하고 있다. 특히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의 박재완 장관은 기자간담회나 당정협의 등에서 반대하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박 장관이 말하는 반대이유는 대체로 두 가지다. 하나는 '정부와 여당이 소득세 감세 방침을 철회하기로 결정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증세 논의를 하는 것은 너무 단기간의 급격한 변화'라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한꺼번에 너무 많은 변화를 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원래 자본이득에 대한 과세 강화론으로 시작된 논의가 우리나라에 와서는 개인소득세율 인상론으로 바뀌었다'거나 '외국인투자 유치에 불리한 영향을 준다'는 말도 덧붙인다.

이는 문제의 핵심에서 벗어난 반대론이다. 고소득자에 대한 과세 강화론 자체에 대한 의견이 아니다. 과속하면 탈이 날 수 있다는 걱정과 득보다 실이 클 것이라는 주관적 예단을 털어놓은 것일 뿐이다. 과속 부작용은 속도를 조절하면 될 것이고, 득실은 구체적인 내용을 먼저 밝히고 난 뒤에 거론할 문제다.


정치권의 주장도 한 가닥은 아니다. 한나라당은 소득세 최고 구간을 신설하자는 주장을 내놓았고 민주당은 이에 더해 법인세 역시 최고세율 구간을 신설해 세율을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보유재산에 물리는 '부유세' 도입 주장도 내놓고 있다.

버핏의 원래 제안은 자본이득 과세 강화론이 아니다. 버핏은 자본이득과 근로소득을 구분하지 않고 모든 소득에 대한 조세부담을 이야기한 것이고, 자기와 같은 최상위 부자에게는 그런 조세부담을 더 많이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편적인 판단으로 버핏세 도입을 결정할 수는 없다. 사회 형평성, 빈부격차 문제, 증세 효과, 경기 상황 등을 두루 따져봐야 할 것이다. 분명한 것은 사회적 요구가 증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버핏세' 도입론을 공론화, 적극 논의해 볼 시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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