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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저소득층 옥죄는 고금리 가계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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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가계대출에서 연 10% 이상 고금리 대출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물가가 올라 어려움에 처한 서민들에게 이자 부담까지 가중되고 있다는 얘기다. 빚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저소득층이 상대적으로 고금리로 돈을 빌린다는 점에서 걱정스럽다. 서민의 생활형편이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가계부채 부실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는 셈이다.


한국은행은 어제 지난 9월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가운데 금리가 연 10%를 넘는 고금리 대출 비중이 3.8%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2008년 11월 4.3%를 기록한 이후 최고치다. 이처럼 고금리 대출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은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이 증가한 것이 한 원인이다. 한은은 고금리 대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500만원 이하 소액대출이 8월 6.21%에서 9월 6.41%, 신용대출은 6.88%에서 7.06%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은행권이 금리를 올린 탓도 크다.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는 7월 연 5.46%에서 8월 5.58%, 9월 5.66%로 3개월 연속 올랐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를 핑계로 각종 우대금리 혜택을 없애는 등 대출 금리를 계속 올린 것이다. 신용대출 금리는 지난해 12월 5.81%에서 9월에는 7.06%로 무려 1.25%포인트나 뛰었다.


문제는 고금리 부담을 지는 게 대부분 저소득층이라는 점이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연소득 2000만원 이하 저소득층의 은행권 신용대출 금리는 연 10.4%다. 연소득 6000만원 이상 고소득층의 7.8%보다 훨씬 높다. 은행들이 만만한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고 있는 격이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규제를 이유로 혹여나 은행권의 고금리 장사를 모른 체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은행권은 올해 20조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올릴 것이라고 한다. '금융권의 탐욕'이라는 비판이 왜 나오는가를 헤아려 과도한 가계대출 금리를 내려야 한다. 아울러 금융당국도 가계대출 총량 제한을 유연하게 시행할 필요가 있다.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한다고 은행 대출을 막은 후 제2금융권이나 보험사 대출이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가계부채 총량을 줄여 가면서도 서민의 이자 부담을 덜어 줄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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