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사설]감원 최소화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시계아이콘00분 58초 소요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세계경제 침체가 우리 경제를 본격적으로 억누르게 되면서 기업 구조조정과 고용 위축의 한파가 몰려오고 있다. 연말을 앞두고 주요 대기업들이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있다는 소식은 그 신호탄으로 보인다.
 이달 들어 대한항공이 5년 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해 100여명의 인원 감축을 단행한 데 이어 삼성카드ㆍ삼성생명ㆍ삼성화재ㆍ삼성증권 등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이 1000명 이상의 인원 감축을 기대하며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금호건설을 비롯한 다수의 대형 건설업체들도 희망퇴직 절차에 나서는 등 인력감축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예년에도 연말이면 기업들이 희망퇴직 방식으로 인력조정 작업을 벌이곤 했지만 올해는 그 규모가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유럽 재정위기가 국내 실물경제에 주는 충격이 내년부터 본격화할 것"이라며 '선제적'인 기업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금융권의 부실채권 증가를 억제하기 위해 은행 등 금융기관을 통한 기업 구조조정의 고삐를 잡아당기면 고용 한파가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않아도 내년에는 일자리 증가가 미약할 것으로 전망되던 터였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지난주에 발표한 분석보고서를 보면 고용증가 규모가 올해 37만5000명에서 내년에는 26만2000명으로 대폭 줄어들 것이라고 한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카드사태가 불거진 2003년, 세계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과 2009년을 제외하고는 1993년 이래 19년 만에 고용 증가가 가장 부진한 해가 되리라는 것이다.


당분간 국내외 경제여건이 호전될 것 같지 않다는 점에서 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을 탓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전반적인 구조조정 분위기에 편승해 부실경영으로 인한 경영난의 탈출구를 인력 감축에서만 찾거나 해고 위협을 노동자 통제의 수단으로 악용하는 구태가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 경제가 어려울 때 고용 축소를 최소화하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속한다. 금융권에 의한 기업 구조조정 작업도 옥석 가리기를 잘 하여 지나침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일시적인 어려움으로 금융지원이 필요한 기업에 구조조정을 압박해서는 안 된다.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