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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깊은 나무>, 위력적인 스스로 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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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깊은 나무>, 위력적인 스스로 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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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깊은 나무> 16회 SBS 수-목 밤 9시 55분
이도(한석규)가 처음으로 살린 백성도, 그가 만든 한글을 맨 처음 배운 백성도 채윤(장혁)이었다. 그만큼 이도에게 채윤은 자신이 한 나라의 왕으로서 제대로 된 길을 가고 있다는 것을 입증해 준 고마운 사람이지만, 채윤에게 이도는 그저 복수의 대상일 뿐이었다. “너는 임금의 목을 원하고 우리는 임금의 조선을 원한다”는 도담댁의 말처럼, 채윤과 같은 목표를 공유하고 있는 쪽은 오히려 밀본이었다. 채윤이 결국 이도와 손을 잡게 된 이유를 설득력 있게 제시해야 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뿌리깊은 나무>는 두 사람을 용서하고 용서받는 단순한 관계로 그리는 대신, 한글 창제에 회의적이었던 채윤이 어떻게 “윗분들의 일이 우리를 죽이는 일인지 살리는 일인지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지켜보겠다”는 절실한 목표를 갖게 되었는지를 보여줬다. 단 반나절 만에 한글을 모두 배우면서 그것의 유용함을 체감한 채윤은 사대부와 백성 사이의 경계를 분명하게 그으며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는 밀본보다, 비록 아버지를 죽게 만든 장본인일지라도 백성의 소리를 직접 듣겠다는 이도의 뜻에 동참하게 된 것이다. 여기서 <뿌리깊은 나무> 그리고 이도가 주목한 것은 바로 ‘스스로’가 지닌 힘이다.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무언가를 깨우치게 되는 순간은 그 자체로 놀랍고도 강렬한 기억이다. 한글 반포의 효과를 무시하던 본원 정기준(윤제문) 역시 한글의 정체성을 직접 목격하고 나서야 “모든 사람이 글을 쓰는 세상”에 대해 걱정하기 시작했다. 이제 이도 세력은 한글 반포를 서둘러야만 하는 힘을 얻었고, 조정과 밀본 세력은 그것을 막아야만 하는 뚜렷한 이유가 생겼다. “가늠할 수 없는” 세상이 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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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시아 글. 이가온 thir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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