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몸 속에 존재하는 면역계 세포인 '수지상세포'를 이용해 난치성 뇌종양을 치료하는 새로운 세포치료제에 대한 임상시험이 시작된다.
백혈구의 일종인 수지상(樹枝狀)세포는 사람의 몸 안에 들어있는 면역계 세포 가운데 하나다. 암이나 감염성 병원균에 대한 방어 면역을 유도하며, 세포의 모양이 마치 나뭇가지처럼 생겼다고 해서 수치상세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CHA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과 수지상세포치료제 개발 전문기업인 JW크레아젠은 난치성 악성뇌종양인 교모세포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자 주도의 임상 1·2상 시험을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허가받았다고 24일 밝혔다.
국내에서 난치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 치료를 위한 임상시험이 진행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임상시험은 조경기 분당차병원 신경외과장의 주도 하에 진행된다.
병원 측에 따르면 수치상세포를 이용한 치료법은 암 세포가 환자의 면역기능을 피하는 매커니즘을 차단, 자신의 면역기능 체계에 암 세포를 공격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암세포를 퇴치하는 방식이다.
먼저 뇌종양 환자의 혈액에 들어있는 '말초혈액단핵세포'를 추출해 수지상세포를 분리한다. 이를 환자에게서 채취한 종양조직과 안전하게 융합시킨 후 이 항암백신을 다시 환자에게 주사한다. 이렇게 투여된 항암백신은 'T-림프구'라 불리는 백혈구의 면역시스템에 암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인식시켜 암 세포를 공격하도록 만들게 되는 것이다.
환자의 혈구세포를 이용한 자가유래 면역세포에 바탕을 둔 이 치료법은 기존 항암치료와 달리 심각한 부작용이나 환자의 고통이 거의 없는 무독성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암의 전이나 재발을 억제하는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또 입원하지 않고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백신을 투여받는 형태인 만큼 환자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지 않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조경기 교수는 "난치성 종양인 교포세포종에 대한 임상 적용은 국내에서는 유일한 시도"라며 "광범위한 재발과 전이가 심해 치료가 불가능했던 교모세포종 환자의 생존기간을 늘리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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