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로 거닐며 만난 명품 와인
-애호가들 입맛.감성을 적시다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1.서울신라호텔은 지난해 추석기간(9월 21일~23일)동안 투숙률이 81%에 달했다. 추석 명절은 비성수기로 꼽히는 기간. 실제 타호텔에서는 같은 기간동안 투숙률이 41~52%에 그쳤다. 유독 신라호텔만 특수를 누린 이유가 뭘까?
#2. "호텔패키지를 여러 번 이용해봤지만 이처럼 다양한 이벤트를 한 번에 즐길 수 있었던 건 오랜만이다. 월말 스페인으로 여행갈 예정인데 미리 스페인 와인을 무제한 맛볼 수 있어서 좋았다. 후원과 산책로를 이용한 장소배치도 흥미로웠다." 서울신라호텔의 한 고객이 '고객의 소리(VOC)'에 남긴 글이다. 그는 어떤 서비스를 받고 감동했을까?
답은 서울신라호텔의 '와이너리 투어'다.
서울신라호텔은 지난 해 부터 모든 추석 패키지 고객 대상으로 무료로 고품격 와이너리 투어를 개최해 큰 호응을 얻었다. 와이너리 투어는 영빈관 후정, 팔각정, 조각공원 일대를 산책하며 스파클링 와인, 화이트 와인, 레드 와인, 디저트 와인 등 4가지 코스의 와인 만찬을 즐길 수 있는 행사다. 와이너리 투어가 무제한 와인 시음행사라고 해도 저가 와인은 쓰지 않는다.
매번 최고급 포도 품종으로 생산해온 고급 와인들만 선보인다. 지난해에는 영국 찰스 황태자와 다이에나 황태자비의 결혼식에 쓰인 베가 시실리아(Vega Sicilia)의 프로젝트 와인 '알리온(Alion) 2005', 스페인 왕실에 와인을 공급해온 마르께스 드 리스칼(Marques de Riscal)의 '리제르바(Reserva) 2003' 등 국내에서 보기 힘든 고급 스페인 와인들을 내놨다. 패키지 고객이 아니라고 해도 객실 투숙객이라면 누구나 1인당 2만원에 이 모든 와인을 즐길 수 있다.
와이너리 투어 행사를 기획한 조정욱 마케팅 팀장은 "그동안 도심 호텔 패키지가 하드웨어(객실ㆍ레스토랑)를 즐기는 것 외에 딱히 획기적인 프로그램이 없었던 게 사실"이라며 기획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신라호텔이 성곽길을 아우르는 넓은 정원과 와인 전문 소믈리에, G20 정상회의를 비롯한 주요 국빈을 영접해온 서비스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에 착안했다"며 "와인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유통망까지 확보하고 있어 와이너리 투어를 선보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와이너리 투어는 말 그대로 '대박'이었다. 처음 와이너리 투어 패키지를 선보인 지난해 신라호텔의 패키지 매출은 전년대비 1.8배 증가했다. 올 서머 패키지에서는 레드 카펫을 깔고 포토월을 설치해 칸ㆍ베니스ㆍ베를린 영화제 콘셉트의 와이너리 투어를 선보였다. 프랑스ㆍ이탈리아ㆍ독일 와인 20여 종을 구비해놓은 서머 패키지 판매율은 전년 동기 대비 30.8%, 매출은 31.3%씩 증가하며 고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매번 새로운 와인과 기획력으로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기 위해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똑같은 와이너리 투어를 열지 않았다"며 "이제 서울신라호텔 패키지의 상징적인 대표적인 이벤트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서울신라호텔은 내년 1~2월 윈터 패키지에서 와인 맛뿐만 아니라 시각적인 즐거움까지 즐길 수 있는 또다른 콘셉트의 와이너리 투어를 기획하고 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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