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천우진 기자]금융감독원이 정치 테마주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관련주들은 하루만에 반등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방침에도 테마주 투자열기가 꺾일 줄 모르는 모습이다.
22일 안철수연구소는 오후 2시 현재 전날보다 9400원(12.53%)오른 8만4400원에 거래중이다. 전날 금감원의 단속강화 발표로 10.93% 급락했지만 매수세가 몰리며 하루 만에 급반등하고 있다.
성인용 기저귀를 생산한다는 이유로 노인복지정책 테마주에 편승했던 모나리자도 전날 하한가를 뒤로하고 1.77% 상승하고 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저출산 대책을 강조하며 일명 '박근혜 테마주'로 분류돼온 아가방컴퍼니와 보령메디앙스도 지난 21일에는 14% 넘게 급락했지만 22일에는 각각 0.5%, 4.02% 가량 반등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전날 금감원의 결정에 대해 테마주 투기열풍이 일년 정도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발표돼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박근혜 관련주부터 문재인 테마주, 박원순 테마주, 안철수 테마주까지 정치권에서 주목받고 있는 인물이 나타나면 어김없이 중소형 종목과 연관돼 투기바람이 불었다"며 "일부 종목은 5배 넘게 급등한 상황에서 강한 투자심리를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현과 솔고바이오 안철수연구소 등 특정 종목을 언급해 조사 방향을 밝힌 것도 미숙했다는 지적이다.
대현은 특정 정치인과 대표이사가 함께 찍은 사진이 조작된 것으로 밝혀지며 테마주로서 생명력이 끝난 상황이다. 지난 8월 4220원까지 급등한 뒤 곧바로 하락해 현재 1500원선으로 제자리로 돌아왔다. 금감원은 안철수연구소에 대해서는 주가급등이 아닌 2대주주의 지분보고 위반여부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밝혀 스스로 조사범위를 한정지은 셈이다.
솔고바이오 역시 금감원이 직접 조사대상임을 밝혔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22일 6%대 강세다. 솔고바이오측이 공식적으로 안철수 원장과 아무 관계가 없음을 해명했어도 상승세는 유지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특정 종목을 거론한 것은 현재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였다"며 "불공정거래가 의심되는 종목들 모두 감시 대상이며 조사대상으로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내년 총선과 대선이 이뤄지는 만큼 거래소와 합동 루머단속반을 지속 운영해 테마주를 양산하고 유포하는 것을 단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천우진 기자 endorphin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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