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멘트왕 노리는 아프리카 최고부자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가 16일(현지시간) '아프리카 40대 부자' 리스트를 온라인판으로 처음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아프리카 40대 부자의 재산을 모두 합할 경우 649억 달러(약 73조7500억 원)로 아프리카가 글로벌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포브스의 조사 결과 아프리카 대륙에 억만장자는 16명이다. 그 가운데 아프리카 최고 부자는 나이지리아의 억만장자로 단고테 그룹을 이끄는 알리코 단고테(53·사진) 최고경영자(CEO)다. 그의 재산은 101억 달러다. 이는 지난 1년 사이 557% 급증한 것이다. 증가율로 따지면 세계 최고다.
단고테 그룹은 시멘트·밀가루·설탕·소금·직물·부동산·석유·가스 사업 부문을 거느리고 있다. 이 가운데 그의 재산 증식에 가장 크게 이바지한 것이 아프리카 곳곳에서 영업 중인 상장기업 단고테 시멘트다.
단고테 시멘트는 나이지리아증권거래소 시가총액의 25%를 차지한다. "단고테가 기침하면 나이지리아 증시는 감기에 걸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아프리카 최대 시멘트 제조업체인 단고테 시멘트는 잠비아·탄자니아·콩고·에티오피아에도 공장을 건설 중이다. 시에라리온·코트디부아르·라이베리아 등지에서는 시멘트 수출입 터미널을 짓고 있다. 단고테는 "단고테 시멘트가 프랑스의 라파르주를 따돌리고 언젠가 세계 1위 시멘트 제조업체로 등극하게 될 것"이라며 "중동과 아시아 같은 신흥시장에도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밝혔다.
단고테는 올해 4500만 달러에 구입한 밤버디어 자가용 제트기로 영국 런던과 나이지리아를 바삐 오간다. 단고테 시멘트를 내년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시키기 위함이다. 지난 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단고테 시멘트는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순이익이 23% 늘어 5억89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집트 카이로 소재 알아자르 대학 경영학과 출신인 단고테는 1977년 삼촌에게서 빌린 돈으로 소규모 원자재 무역업체를 설립했다. 이 조그만 무역업체를 20대에 아프리카에서 내로라하는 복합기업으로 일궈낸 단고테에게 행운이 찾아온 것은 2000년이다.
당시 나이지리아 정부는 국유 베누에 시멘트 컴퍼니(BCC)를 민영화하기로 결정했다. 기업의 효율성을 제고한다는 이유에서였다. BCC를 낚아챈 이가 단고테다. 그는 이후 BCC에 막대한 돈을 쏟아 붓고 경영진을 물갈이한데다 대대적인 구조조정까지 단행했다.
BCC로 출발한 단고테 시멘트는 이후 11년 동안 성장에 성장을 거듭했다. 단고테 시멘트는 현재 나이지리아와 가나에 시멘트 수출입 터미널 6개를 갖고 있다. 나이지리아에 자리잡은 터미널에서만 연간 900만t의 시멘트가 들고난다.
단고테는 올루세군 오바산조 전 대통령, 집권 인민민주당(PDP)과 끈끈한 관계도 맺고 있다. 그는 2003년 오바산조의 재선 모금운동에서 큰 역할을 담당하며 200만 달러나 기부했다. 무슬림인 그는 국립 이슬람 사원에 50만 달러를, 대통령 도서관에 200만 달러를 쾌척했다. PDP와 관련된 이런 기부는 부패 의혹을 낳기도 했다.
이진수 기자 com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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