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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왕산 스키장, 흰색·녹색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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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오늘 환경평가 생략하는 '동계올림픽 지원 특별법'논의... 환경부 반대 입장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강원도 정선군 가리왕산에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스키 활강장을 짓도록 허용하는 특별법 제정을 위한 정치권의 논의가 본격 시작됐다. 하지만 훼손된 환경은 되돌릴 수 없다며 대안 모색을 요구하는 반론이 불거지면서 법제정을 둘러싼 논의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림픽이 국제사회와의 약속이라는 점과 강원도의 저개발 실태 등에 따라 스키장 건설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목소리까지 나오면서 앞으로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17일 정부와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어 가리왕산 스키장 건설 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를 생략하는 내용이 뼈대인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지원 특별법'에 관한 논의를 진행한다. 사실상 첫 번째로 열리는 공식 논의다. 강원도에 지역 기반을 둔 국회의원들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정치권에 별다른 논란도 없어 이르면 다음달 초 이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할 것이란 게 중론이다.

특별법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및 국제경기대회 지원 특별위원회'가 작성한 보고서를 토대로 최종원 민주당 의원 등이 대표발의했다. 올림픽경기장을 개발할 때 사전환경성 검토와 환경영향평가, 자연경관 영향 평가 등을 생략하자는 게 핵심이다. 이에 따라 개발사업 관련 주민 설명회와 공청회 등 의견수렴 절차도 무시됐다.


동계올림픽 추진위원회는 활강스키장 부지로 가리왕산을 대신할 곳이 없다는 설명이다. 남자 활강스키장의 경우 길이 3360m, 표고차 880m 이상의 슬로프가 나와야 하는데 이런 국제규격을 만족하는 곳으로는 가리왕산이 유일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이 곳을 스키장 부지로 최종 결정했다.

문제는 법안의 적정성 여부다. 스키장이 들어설 가리왕산의 중봉 일대는 백두대간 자락인데다 땃두릅, 만병초,눈측백,분비나무 등 희귀식물과 붉은배새매 등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들이 서식하고 있어 생태환경이 매우 우수한 곳으로 꼽히는 지역이다. 산림유전자원 보호구역으로 산림법에 따라 개발이 엄격히 제한돼 있다.


만약 이 법안이 시행될 경우 사업 시행자가 환경영향평가서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제출하면 문화부 장관은 환경부 장관과 직접 협의해 국무총리가 위원장으로 있는 '국제대회지원위원회'에서 최종 심의해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바로 종료할 수 있다. 이 경우 환경에 미칠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어떤 장치도 기능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보통은 사업 시행자가 각 지방환경청에 평가서를 제출하면 환경청이 환경 훼손 가능성을 일일이 점검한 뒤 협의 완료를 해주는 것이 보통의 절차였다. 이 때문에 개발 붐을 타고 강원도 내 다른 산간지역에 대한 졸속 개발이 탄력을 받을 것이란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강원도가 자체적으로 위원회를 구성해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사업자가 직접 평가를 한다는 것 자체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게 반대론자들의 주장이다. 녹색연합의 한 관계자는 "현행법에서 제한되는 행위를 특별법을 통해 간단히 요리하는 편법 만능주의가 올림픽 정신인지 묻고 싶다"며 "국제사회가 인정하고 국민이 모두 동의하는 환경올림픽은 경기장 시설부터 대회운영까지 실질적으로 환경의 기준과 원칙이 지켜질 때 가능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국민적 합의를 전제로, 이미 지어진 국내의 다른 활강 스키장을 보완해 재사용하거나, 가리왕산의 자연훼손을 막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절차확보 등을 통해 사회적 동의를 확보하는 것이 올림픽을 치른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미리 방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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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지키고 세계인의 축제를 성공시키기 위해 특별법 제정은 불가피하다는 입장도 만만치 않다. 올림픽 조직위원회와 특별법을 발의한 의원들은 이제와서 스키장 건설에 제동이 걸릴 경우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게 힘들어진다며 특별법 제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조직위의 한 관계자는 ""전체 경기장 예정지에 포함된 보호구역 260㏊ 가운데 34%인 88㏊만 코스로 개발하고 나머지는 원형 보전하는 등 환경훼손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올림픽은 국내 문제가 아니라 국제사회 전체의 문제"라면서 "국제사회와의 약속을 지킨다는 차원에서도 불가피한 일"이라고 말했다. 강원도의 한 관계자는 "강원도가 그간 얼마나 낙후돼 있었는지를 지역 경제 차원에서 생각하면 이번 올림픽의 의미는 무척 크다"면서 특별법을 통한 스키장 건설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강하게 전했다.






조유진 기자 t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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