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문제는 에너지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각국이 대체 에너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촉매로 기능했다. 대표적인 국가가 독일이다. 2000년대 초부터 원전 폐지를 고민해오던 독일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2022년까지 원전 17기를 모두 폐쇄하겠다는 완전폐지안으로 급선회했다. 2050년까지는 화석에너지까지 버리고 신재생에너지로만 전력 수요를 모두 충당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그 중 하나가 태양광 에너지다.
햇빛을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태양광 발전의 매력은 신재생에너지의 장점과 궤를 같이 한다. 대기오염이 없다. 소음과 발열도 없고, 태양의 남은 수명으로 예측되는 향후 50억년동안은 고갈 염려가 없는 셈이나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어떻게 햇빛으로 전기를 만들어내는 걸까? 핵심은 태양전지다. 태양전지는 전기적 성질이 다른 p형 반도체와 n형 반도체를 접합시켜 만든다. 태양전지에 햇빛이 닿으면 전지 속으로 빛이 흡수되는데, 태양빛의 에너지가 반도체 내에 플러스(+)와 마이너스(-)전기를 갖는 입자를 발생시킨다. p층과 n층이 각각 양극과 음극으로 대전돼 입자를 양극으로 주고받게 된다. 이렇듯 전자의 이동, 즉 전류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게 바로 태양전지를 이용한 태양광발전의 원리다.
태양전지는 크게 크게실리콘계와 화합물계, 기타 태양전지로 구분된다. 주류는 현재 세계 생산량의 95%를 차지하는 실리콘계다.
태양전지의 역사는 19세기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839년 프랑스의 알렉산더 베크렐은 태양빛이 전기로 바뀌는 광전효과(photovoltaic effect)를 발견했다. 특정 물질이 빛을 흡수해 자유롭게 움직이는 전자, 즉 광전자를 방출해낼 수 있다는 것을 최초로 발견한 사례다. 1887년에는 외부에서 빛을 쪼여주면 방전 전극 사이의 전류가 많아진다는 사실을 알게 된 독일의 하인리히 헤르츠가 관찰 보고서를 내놓기도 한다.
이러한 광전효과는 20세기에 접어들며 다듬어진다. 1899년에는 영국의 조셉 존 톰슨이 헤르츠가 관찰한 광전효과는 금속 표면에 자외선을 쪼여주면 전자가 튀어나오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아인슈타인이 노벨상을 받게 된 계기도 정작 상대성 이론이 아니라 광전효과의이론적 완성이다. 당시 금속이 빛을 받으면 전자가 나온다는 건 기존 이론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일이었다. 반면 아인슈타인은 빛을 파장이 아니라 에너지를 갖는 '양자'로 설정하고 광전효과의 특성을 설명해내는 데 성공했다.
이후 태양전지는 산업화 단계를 밟는다.1958년부터는 위성에 최초로 태양전지를 탑재하기 시작했고, 이후 모든 위성들이 태양전지를 동력원으로 삼고 있다. 연구에 가속도가 붙게 된 계기는 1970년대 오일쇼크였다. 대체에너지가 당면과제로 떠오르며 수십억달러가 태양전지 연구개발에 투자된다. 현재 태양전지의 효율은 7~20% 사이로 수명은 20년 이상이다. 1954년에는 미국에서 효율 4%의 실리콘 태양전지를 개발한다.효율이란 단위면적에 입사된 태양에너지를 태양전지출력으로 나눈 것. 실리콘 태양전지가 이론적으로 지닐 수 있는 최대 효율은 약 29% 선이다.
그럼 태양전지 한 개는 얼마만큼의 전력을 생산해낼까? 전지 크기와 빛의 강도가 관건이나 대개 전압 0.6V, 발전 용량으로 치면 1.5W정도다. 더 많은 전력을 얻으려면 태양전지 여러개를 이어 붙이면 된다. 이렇게 여러개의 태양전지를 연결한 것이 태양전지모듈이다. 원하는 발전 규모만큼 필요에 따라 태양 전지를 직렬이나 병렬로 연결한 태양전지모듈이 태양광 발전의 기본이 된다. 대형 발전에도 사용할 수 있지만, 독립형 태양광 발전장치를 이용하면 가정 규모에서도 쓸 수 있다. 발전소가 적은 몽골 지역 등에서는 독립형 태양광 발전장치가 널리 사용된다.
현재 태양광 발전 시장은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3년간 시장규모가 6배 이상 성장했고 가격이나 발전효율 면에서도 괄목할 만한 개선이 이뤄졌다. 시장을 주도해 온 것은 독일이다. 독일 정부는 태양광 보급정책에 따라 대규모 정부 연구개발 투자와 민간투자를 이끌어냈다. 일본 역시 주요 태양전지 생산국으로 꼽힌다. 그러나 최근에는 유럽과 일본보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대만,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차세대 리더'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중국의 경우 이미 태양전지 시장의 50%를 차지하는 생산국으로 떠올랐다. 태양광 발전을 이용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건물이나 공장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시설뿐만 아니라 태양광을 동력으로 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소형 충전기도 상용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태양광 발전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중국보다 5년, 일본보다 10년가량 뒤진 상황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반도체 산업에서 큰 경쟁력을 지닌 만큼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널리 쓰이는 실리콘계 태양전지분야에서는 가격을 낮추고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연구를 추진하는 한편 화합물계 등 차세대 태양전지에서는 대면적화와 실용화를 노린다. 연구성과 역시 줄이어 발표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태양전지 중 하나인 유기태양전지의 성능과 수명을 2배 이상 늘리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김동유 광주과학기술원(GIST) 교수 연구팀은 지난 9월 환원 그래핀을 사용, 유기태양전지 상용화의 걸림돌로 지적돼 온 짧은 수명을 2배로 늘린 한편 성능도 개선했다고 밝혔다. 한 태양광발전 연구 관계자는 "선진국과의 연구 격차를 빠른 속도로 줄여 나가고 있다"며 "시장 선도 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수진 기자 sj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