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직원과 원탁회의…"아닐 땐 아니다 말해달라"

14일 서울시 공무원들과 원탁회의를 하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

[아시아경제 정선은 기자] "시장이 전지전능한 사람입니까? 아닙니다. 시장이 뭐라고 한다고 무조건 따르지 마십시오. 아닌 것은 아니라고 기꺼이 말해주길 바랍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14일 오후 시청 서소문별관 후생동 4층 강당에서 직원과의 원탁회의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시민을 위한 일에는 대들어도 좋다"고 밝혀 온 박 시장의 시정철학에 발맞춘 발언인 셈이다. 박 시장은 이날 시 본청 및 사업소, 산하기관 직원 등 250명과 격의없는 토론을 위해 만났다.

후보 시절 공세를 받았던 '협찬'을 인용해서 서울시 공무원과의 신뢰 쌓기를 강조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어떤 경우에도 신뢰가 중요하다. 나보고 협찬 인생이라고 하는데 이번에도 대기업, 안철수 원장, 200만명이 넘는 시민이 협찬해줬다"며 "이번에는 여러분의 협찬이 필요하다"고 협력을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직원들은 부서별 인사 형평성, 인력부족에 따른 업무과중 등의 하소연과 함께 민영화에 대한 우려 등을 내비추기도 했다. 특히 오세훈 전임시장의 역점사업을 추진했던 한강사업본부 직원이 "부서에 대한 시장의 의견을 밝혀달라"고 민감한 질문을 던지자 박 시장은 "한강르네상스를 비판했지만 한강은 시민들의 최고의 공원이다"며 "하루아침에 본부가 사라지는 일은 없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원형극장'을 만들어서 자주 대화를 나누자는 의중도 내비췄다. 박 시장은 "대화의 자리를 자주 마련하고 싶다"며 "장소가 마땅치 않아 본청에 얘기해서 얼굴 마주보며 말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겠다"고 말했다.

'시민이 중심'이라는 시정 철학을 다시 한번 강조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제 공약에 '내 삶을 바꾸는 최초의 시장' 캐치프레이즈처럼 시장이 바뀌니 내 삶이 바뀌네 라는 말을 듣게 할 것"이라며 "함께 꿈꾸면 현실이 된다. 이미 우리는 한 배에 탔다"고 시 공무원들을 격려했다.

한편 이날 직원과의 원탁회의는 박 시장의 시정철학 소개, 1~2부로 나뉜 자유대화 등으로 2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지난 2일 박 시장은 정례간부회의에서 공직사회 특유의 딱딱한 분위기를 지적하며 "즐겁고 재미있게 회의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